[현장] 우리금융 “日 사례에서 한국 금융 해법 찾는다”…'일본 경제 대전환' 출간

경제·금융 / 김소연 / 2025-06-18 15:58:55
저성장 국면 속 이자 중심 수익구조 한계…비이자·글로벌 수익 다변화 필요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 1980년대 일본 부동산 버블과 구조적 차이 뚜렷
육아휴직 지원금의 ‘역발상’…휴직자 아닌 동료에 ‘응원수당’ 지급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계기로 고령층 금융서비스 강화

▲ 18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일본경제 대전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이라는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든 한국 사회가 일본의 선행 사례를 통해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일본 경제·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심층 분석한 '일본 경제 대전환'을 출간하고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도서는 약 1년간의 현지 조사와 일본 메가뱅크, 정책기관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고령화, 디지털 전환, 기업문화 혁신 등 주요 이슈를 분석했다. 총 2부 7장, 302쪽 분량으로 자산관리, 부동산금융, 전환금융, 디지털 전략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는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과 고령화, 장기 저성장을 경험한 국가”라며 “그 대응 과정과 전략을 분석하면 한국 사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한 실질적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가 ‘일본 경제 대전환’ 도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특히 우리금융은 일본 금융권이 장기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서 수익 구조를 재편한 사례에 주목하며 한국 금융권도 비이자 수익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은 이자 수익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지자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992년 약 140%에서 지난해 61%까지 낮췄다”며 “대신 증권·보험·신탁 등 비이자 부문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 다변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예대율이 90% 수준이지만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경쟁도 치열하다”며 “이자 중심 구조가 일본과 같은 저성장 상황에 직면하면 매우 취약할 수 있어 선제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부동산 시장을 1980년대 일본 버블과 비교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구조적 차이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본부장은 “당시 일본은 은행이 보유한 평가이익의 45%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아 과도한 신용 공급이 이뤄졌고 이는 결국 버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80년대 일본은 대출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 시가의 100%를 초과하는 대출도 가능했지만 한국은 LTV·DSR 등 건전성 규제가 작동하고 자기자본비율도 국제 기준에 맞춰 관리되고 있다”며 “대출 증가율도 명목 성장률 수준에 머무르고 보유세 부담도 한국이 훨씬 커 시장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본부장이 일본 경제 및 금융 산업의 변화 흐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이날 자리에서는 일본의 저출산 대응을 위한 기업문화 변화 사례도 주요 내용으로 소개됐다. 대표적으로 미쓰이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은 육아휴직자의 동료에게 ‘응원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는 육아휴직자가 “남은 동료의 부담을 줄이자”며 직접 제안해 도입된 것으로 휴직 기간이 길고 부서 규모가 작을수록 수당이 더 많이 지급돼 육아휴직자의 눈치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남성 육아휴직 100% 달성을 조직 목표로 삼고 관리자 교육을 통해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상사’ 역할을 명확히 하는 등 조직문화 전반의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도서 출간과 함께 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기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동양·ABL생명 인수를 계기로 고령자·유병자 전용 보험상품 개발, 노후 자산관리, 돌봄 서비스 확대 등 고령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금융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또한 보험금 청구권을 신탁 형태로 운용하는 ‘유가족 신탁’ 상품도 준비하고 있으며 사망 이후 유족의 복지까지 고려한 맞춤형 상품 제공을 통해 고령층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이번 책은 단순한 사례 나열이 아니라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앞으로도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고객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소연
김소연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소연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3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4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게임업계가 신작 출시와 베타 테스트, 글로벌 성과, e스포츠 등으로 4분기 주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그라비티 홍콩 지사 그라비티 게임 비전(GGV)은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Ragnarok: GO’를 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11개 지역에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Ragnarok: GO’는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방치형 R

    5
    삼성SDI ESS 수주 60GWh의 빈칸…美 시너지셀즈 물량은 아직 협의 중

    삼성SDI ESS 수주 60GWh의 빈칸…美 시너지셀즈 물량은 아직 협의 중

    삼성SDI가 올해 60GWh 이상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지만 미국 신규 생산거점인 시너지셀즈의 공급 물량은 여전히 협의 단계에 있다. 기존 생산라인은 2028년까지 가동에 필요한 수주를 확보한 반면, 2029년 전후 양산할 신규 공장은 별도의 중장기 물량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미국 생산세액공제까지 2030년부터 축소될 예정이어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