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들 보고받았고 개별 재산에 구체적인 의사표시도 해…협의서 위임 날인 타당”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 여사와 자녀들이 제기한 상속 재산 분쟁에서, 현 LG그룹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법정 다툼 끝에 1심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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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 |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재판장 구광현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이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상속재산 분할과 관련해 원고 측이 제기한 핵심 쟁점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재산분할 협의서는 적법하게 작성됐으며, 작성 과정에서 기망(속임)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김 여사와 딸들이 2023년 2월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 만에 나온 1심 결론이다.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지분 11.28%를 포함해 약 2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구광모 회장은 지분 11.28% 중 8.76%를 상속받았다. 김 여사와 두 딸은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 씨 0.51%)와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약 5000억원 상당의 유산을 나눠 가졌다.
원고 측은 구광모 회장이 ㈜LG 주식을 전부 상속 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협의에 응했으나, 이는 착오나 기망에 따른 합의이므로 무효라며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구본무 전 회장 별세 이후 원고들이 재무관리팀으로부터 상속 상황을 여러 차례 보고받았고, 상속재산분할 협의에도 직접 참여한 점을 들어 협의서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원고 측 요청에 따라 협의서 내용이 일부 변경된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상속재산분할 협의서 작성 과정에서 기망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언장이 없더라도 고인의 뜻을 정리한 이른바 ‘유지 메모’가 존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무관리팀장이었던 하범종 LG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고인의 경영재산 승계 의지를 증언한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더 나아가 법원은 설령 원고들이 속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상속재산분할 협의는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각 상속인이 개별 재산에 대해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했고, 실제로 주식 일부를 두 딸에게 배분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이뤄진 만큼 기망 행위와 재산 분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상속회복 청구가 제척 기간을 넘겼다는 구 회장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권 침해를 인지한 시점 이전에는 소송 제기가 어려웠을 수 있다고 판단해 각하 사유로 보지 않았다.
구 회장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은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로 이뤄졌다는 점이 법원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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