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잃은 엔, 日정부 시장개입에도 연중 최저치 추락

기업분석 / 김태관 / 2023-09-06 15:54:21
엔달러 환율은 147.8엔 올들어 최고 기록...150엔 가시권
당국 구두개입도 안통해...BOJ 통화정책 변화가 최대변수
▲일본 엔화가치가 날개를 잃은 듯 추락을 거듭하며 6일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날개를 잃은 듯 추락하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에만 2.8% 떨어진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를 지속하며 올 들어 하락폭은 1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긴축 기조 전환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현재의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경우 엔·달러 환율은 150엔을 넘어 155엔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당국은 급기야 최근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 외환시장의 투기적 움직임을 지목하면서, 시장 개입 등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6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와 같은 움직임이 지속되면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마사토 재무관은 "엔저는 휘발유 가격의 상승을 초래한다"며 경계감을 보이면서 "당국은 높은 긴장감을 갖고 투기세력을 주시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아랑곳없이 6일 오전 한때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7.8엔까지 치솟으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제 150엔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초만해도 120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달러 대비 엔화값이 정부의 시장 개입과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 지난해 11월 초순 이후 약 10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일본 정부가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며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의 엔화가치(1달러당 145.9엔)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교도통신은 외환딜러의 견해를 인용, 일본 금융시장에선 정부가 이번에는 달러당 149엔대까지는 구두개입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긴축 기조와 일본의 통화완화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유가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 고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면서, 미일 금리 차이에 따른 엔화 매도세가 확대된 것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의 추락하는 엔화 가치를 반등시키기 위해선 BOJ의 통화정책 방향의 변화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의 긴축 전환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이와(大和) 증권의 이시즈키 유키오 시니어 환율 전략가는 간다 재무관의 이날 발언이 "(정부가) 구두 개입을 강화해 나가는 첫 걸음"이라며 "엔화 약세가 더욱 진행될 경우 간다 발언 수위도 점차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외환 시장 구두개입 속에서 일본 증시는 강세를 이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로 해외 단기 매매 세력들이 일본 주가지수선물을 매입한 데 힘입어 증시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태관
김태관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태관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장수과자에 ‘방송·카페’ 입혀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장수과자에 ‘방송·카페’ 입혀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가 장수 제품에 방송과 카페 트렌드를 접목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예능 속 디저트를 찰떡아이스로 구현했고, 해태제과는 인기 과자에 라떼와 밀크티 풍미를 더했다.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가 tvN 예능 ‘우주떡집’과 협업한 ‘찰떡아이스 IN 우주떡집 흑임자인절미’ 초도 물량 약 50만개는 출시 닷새 만에 팔렸

    2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에는 하루가 길다. 직원 급여와 상여금, 원재료 대금과 결제일이 한꺼번에 몰린다. 장부에 매출이 있어도 통장에 현금이 없으면 대표는 은행부터 찾는다. 그런 협력사를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석 전 지급일을 앞당기고 있다. 거창한 상생 구호보다 반가운 것은 빠른 입금이다.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응한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롯데·

    3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잔고 28.1조…반년 새 14.3% 증가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잔고 28.1조…반년 새 14.3% 증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가 올 상반기 28조원대로 다시 늘었다. 국내 주택·인프라 부문의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한 상황에서 해외 플랜트와 에너지·산업시설이 신규 일감을 보완했다. 다만 2024년 말 수준까지 회복한 것은 아니다.17일 관련 공시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6월 말 수주잔고는 28조1491억원으로 지난해 말 24조6261억원보다 3

    4
    KB·신한·하나·우리·NH, '비은행 효자'의 반전…중요한 건 '조달금리'

    KB·신한·하나·우리·NH, '비은행 효자'의 반전…중요한 건 '조달금리'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을 끌어올린 비은행 계열사가 하반기에는 조달 경쟁력을 증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증권·카드·캐피탈의 이익 비중이 커진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자금을 얼마나 싸게 조달하느냐가 그룹 수익성의 새로운 변수가 된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다.

    5
    현대차, 中차보다 먼저 낸 '美 입장료'…무뇨스가 진입조건 꺼낸 이유

    현대차, 中차보다 먼저 낸 '美 입장료'…무뇨스가 진입조건 꺼낸 이유

    현대자동차(대표 호세 무뇨스)가 중국차의 미국 진입을 앞두고 '조건'을 꺼냈다. 단순히 관세를 더 올려달라는 요구와는 결이 다르다. 현대차는 이미 공장과 부품, 배터리, 철강까지 미국으로 옮기며 시장 진입 비용을 선제적으로 치르고 있다. 중국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현지화와 규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가 다음 자동차 경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