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이자 장사' 비난 여론 속 저무는 '대형은행 과점시대'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2-22 15:43:14
금융당국,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TF 출범…금융경쟁구도 전면개편 예고
인가 세분화, 챌린저뱅크 도입 검토...성과급 환수 강화, 배당도 점검추진
▲22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회의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제공>

시중 은행들이 고금리 시대에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 여론에 거세게 일면서 금융당국이 은행을 필두로 모든 금융권 경쟁구도에 대한 대수술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일부 시중은행의 과점 구조가 은행권의 높은 예대마진 수익률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해석하는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현행 과점 구조를 허물기 위해 은행업 인가를 세분화한 스몰 라이선스를 도입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이른바 '챌린저 은행'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은행권 전반의 구조 조정과 통폐합을 통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중심으로 재편된 은행권의 과점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셈이다.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구조 머지않아 막내릴듯

금융위원회는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핀테크산업협회 등 주요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금융권 전반의 경쟁구도 재편을 골자로한 주요 개선 방향을 내놨다.


이날 회의는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정회의’의 후속 조치로 은행권에 제기된 여러 문제 등을 집중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은행 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윤 대통령의 강력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은행권 내 경쟁 뿐만 아니라,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의 벽을 허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몰라이센스와 챌린저 뱅크 등 은행권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경쟁을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고착화된 과점구조가 막을 내리고 은행권 전반의 구조 재편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하면 기존 전통적인 금융과 핀테크 등 IT기반 신금융 간의 영업 장벽도 허문다는 목표다. 실질적이고 영역구분이 없는 완전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고금리로 국민의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은 막대한 이자 수익으로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면서 "은행이 이자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며 추진배경을 에둘러서 설명했다.

진입장벽 낮추고 경쟁촉진 방안 적극 추진


금융당국은 우선 스몰 라이선스를 통해 경쟁 촉진의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단일 인가 형태인 은행업의 인가 단위를 낮춰 소상공인 전문은행 등 특정 분야에 경쟁력 있는 전문 은행들을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챌린저 뱅크는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려 했던 영국의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즉, 산업간 경쟁 촉진을 위해 신설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신기술 은행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최근 금융회사들의 '성과급 잔치'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들이 감시하고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 또는 삭감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이자장사로 고수익을 올려 수 조원의 성과급을 퍼주는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보수체계 개선이란 명목아래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Say-On-Pay·세이온페이)의 도입을 비롯, 금융사 수익 변동 시 임직원 성과급에 대한 환수 및 삭감(Claw-back·클로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안전한 이자수익에만 안주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영업 행태 등 그간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전면 재점검하여 과감히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은행이 국민의 금융 편익 제고와 실물 경제 자급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국제 경쟁력도 높이는 노력도 늦추지 않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산업이 국민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돈잔치' 비판에 은행들 주담대 금리인하 '뒷북'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과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런가하면 손실 흡수 능력 제고 차원에서 스트레스 완충 자본을 도입하고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영위 허용, 해외 진출 확대 등 비 이자수익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실적 공시 등 다양한 방안도 고민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 카드, 증권업계 등 사실상 전 금융권이 참석해 은행을 중심으로 경영, 영업 관행, 제도 개선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추후에 다른 금융업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향후 TF 및 실무작업반 운영을 통해 과제별 현황 파악 및 해외 사례 연구 등을 통해 오는 6월 말까지 실현가능한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자장사로 인한 고수익 창출과 '돈잔치'에 대한 정부 압박을 의식한 듯 5대 시중은행이 지난달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금리가 연 4%대로 지난해 9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5%벽이 무너진 것으로나타났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달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의 평균금리는 연 4.988%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연 5.288%에서 하락해 4%대를 나타냈다.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5.452%까지 오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중심의 자유경제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을 고려할때 은행들의 현 과점구조는 더이상 명분이 없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다양한 금융기관이 저마다의 특장점을 내세워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완전경쟁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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