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포우성7차’ 조합원이 주목한 ‘삼성VS대우’의 빛과 그림자

부동산·건설 / 양지욱 / 2025-07-31 15:31:52
브랜드만 믿고 성의 없는 ‘삼성물산’…졸속 설계와 ‘래미안루체하임’의 그림자
“적자 시공 할 건설사 없어”… 믿을 수 없다는 대우건설의 ‘금융조건’
선택의 시간, 조합원의 선택은… 확실한 설계 VS 안정된 금융조건
▲ 개포우성7차 아파트 단지내에 설치한 대우건설 홍보 부스<사진=양지욱 기자>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울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맞붙었다. 대우건설이 1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사업에 공을 들여왔지만 업계 1위 삼성물산이 뒤늦게 뛰어들며 수주전은 조합원들 간까지 팽팽한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맞닿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은 기존 802세대를 허물고 지하 5층~최고 35층 15개 동, 1122가구가 재탄생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68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단지 인근 100미터 거리에 홍보관을 나란히 설치하고, 사업설명회를 통해 서로를 겨냥한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브랜드 가치와 낮은 공사비, 짧은 공사기간을 내세우며 대우건설의 금융 조건에 문제를 제기했고,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의 설계가 부실하고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 개포우성7차 아파트 단지내에 부착된 삼성물산 프랭카드<사진=양지욱 기자>

기자가 지난 22일 삼성물산 홍보관을, 29일 대우건설 홍보관을 각각 찾았을 때 조합원들의 반응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지지하는 건설사가 뚜렷이 갈리며 SNS 단톡방은 아예 전쟁터가 됐다”고 귀뜸했다.

◆ “적자 시공 할 건설사 없어”… 믿을 수 없다는 대우건설의 ‘금융조건’

22일 만난 조합원 A씨(공인중개업소 운영)는 “대우건설은 1년 넘게 100여명의 직원들이 아파트 단지에 상주시켜 조합원 요구를 하나하나 반영한 조건을 제시했다”며 대우건설에 후한 점수를 줬다.

대우건설은 조합이 원하는 조건을 100% 반영한 도급계약서를 사전에 제시했다. 금융조건으로는 필수사업비에 CD+0% 금리, 분담금은 전액 무이자로 입주 시 100% 납부, 분양 수입금 내 기성불 납입 등을 약속하며 세대당 분담금을 최대 6억200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가 직접 현장을 찾아 “수익보다 진심어린 심정으로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며 조합원을 설득한 점도 대우건설의 강점으로 부각됐다.

반면 29일에 만난 조합원인 B씨는 “양측의 사업설명회를 다 들어봤는데 대우건설이 제안한 CD+0%는 미끼일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조합원들 사이에 불신이 퍼지고 있다”고 했다. 

▲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설명회에서 삼성물산의 주장<사진=양지욱 기자>

삼성물산은 업계 최고 신용등급 AA+를 기반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은 A로 자사보다 두 단계 낮은 만큼 실제 조달 금리는 CD+2% 이상일 것이라며, 대우건설이 제안한 CD+0%는 입찰보증금 중 현금 170억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공수표를 날리는 것보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강조했다. 삼성은 “한남2구역 사업 철수 사례처럼 무리한 조건은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현 가능한 제안을 통해 신뢰를 쌓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에서 주장한 내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라며 “자사는 조합총회에서 의결된 필수사업비 전액을 CD+0%로 제안했다”며 “조합 측에서는 약 4000억원을 필수사업비로 생각하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 브랜드만 믿고 성의 없는 ‘삼성물산’…졸속 설계와 ‘래미안루체하임’의 그림자

삼성물산이 ‘개포우성7차’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포단지에서 래미안 브랜드 신뢰 회복이다. ‘래미안’ 브랜드가 유독 개포동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개포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할 정도다. 

 

▲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설명회에서 대우건설의 주장<사진=양지욱 기자>


대표 사례가 바로 인근의 ‘래미안 루체하임’이다.

조합원 C씨는 “루체하임이 준공된 지 7~8년밖에 안 됐지만 특화 커뮤니티 시설도 없고, 단지 마저 둘로 쪼개져 사업성에도 실패했다”며 “삼성물산이 다 잘 짓는 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역에서 루체하임은 최저 수준의 매매가로 거래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서도 6~7월 기준 루체하임 84㎡형이 28~30억원 정도로 개포자이프레스티지 37~38억원, 디에이치아너힐스는 33~35억원에 비해 낮은 시세를 형성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루체하임 건설 당시,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수익 극대화를 요구해,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거나 설계를 보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삼성물산의 준비 부족으로 대안 설계는 졸속으로 급조됐으며, 중동고등학교 일조 기준 서류는 자사 내용을 베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설명회에서 대우건설의 주장<사진=양지욱 기자>
▲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설명회에서 삼성물산의 주장<사진=양지욱 기자>

대우건설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의 지형은 비스듬한 형태로 주출입구 지대가 낮지만 삼성물산은 지하 4층에 ‘커뮤니티 시설’등을 조성한다며 침수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약 300 세대 정도는 90도 직각으로 마주보고 있어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 선택의 시간, 조합원의 선택은… 확실한 설계 VS 안정된 금융조건


개포우성7차 조합은 오는 8월 23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홍보관 운영은 하루 전인 22일까지 이어진다. 조합원들은 ‘루체하임의 그림자’를 극복하려는 삼성과, 초저금리 조건과 맞춤 설계를 내세운 대우건설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개포우성7차’ 조합원의 선택에 따라 삼성물산은 ‘개포주민’의 ‘신뢰’를 회복해 향후 진행되는 재건축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고, 대우건설은 개포5단지에 이어 ‘개포우성7차’까지 성공하면서 하이엔드 ‘써밋’의 확실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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