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76%p 상승…방산·조선·에너지·금융 중심 사업 재편
| ▲ (주)한화 |
한화가 인적분할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가운데 누적 영업이익을 늘렸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을 유지한 것이다. 분할에 따른 일회성 이익까지 반영되면서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지만, 앞으로는 재편된 사업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지가 중요해졌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대표 김동관·류두형·김우석)의 올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누적 매출은 2조9012억6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2% 감소했다.
반면 누적 영업이익은 3549억2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465억600만원보다 2.43% 증가했다.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하면서 누적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47%에서 올해 12.23%로 1.76%포인트 높아졌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이러한 실적은 올해 진행된 사업구조 재편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화는 지난 8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사업구조를 방산·조선·에너지·금융 중심의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중심의 신설법인으로 나눴다.
존속법인인 한화는 기존 건설·글로벌 사업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구조다.
반면 영상보안, 기계, 로봇, 호텔·유통 등은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이관됐다.
서로 다른 산업군을 분리해 투자와 사업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업가치 평가의 복잡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올해 누적 영업이익률 상승을 인적분할의 직접적인 성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8월 분할 이전의 실적이 누적 수치에 포함돼 있고, 지주회사 성격의 배당수익 등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3분기만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한화의 3분기 별도 매출은 8420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6% 줄었다. 영업이익은 521억3800만원으로 19.84%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91%, 영업이익은 53.98%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한 영업이익률은 6.04%에서 6.19%로 0.15%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감소율보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결과다.
이는 사업 규모가 축소된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유지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전분기 영업이익률 11.31%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커 분기별 수익성 변동은 추가로 살펴봐야 한다.
누적 실적이 증가세를 유지한 배경에는 상반기 이익이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은 3027억8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6%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상반기에 확보한 이익이 이를 보완하면서 9개월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수준을 웃돌았다.
이와 별도로 3분기 순이익에서는 인적분할의 회계적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한화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171억1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5.89% 증가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도 1조927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0억3600만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한화는 이번 실적에 지난 8월 인적분할에 따른 사업양도이익이 포함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순이익 증가는 통상적인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과 사업재편에 따른 회계상 이익이 함께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3분기 영업이익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의 차이는 1조405억9200만원에 이른다.
다만 이 차액 전체가 사업양도이익이라는 뜻은 아니다. 금융손익과 기타 영업외손익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사업양도이익의 정확한 금액은 이번 잠정 공시에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인적분할에 따른 회계상 이익을 동일한 규모의 현금 유입이나 반복 가능한 영업이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이번 분할의 의미는 단순한 순이익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한화가 보유한 주요 사업군을 분리하면서 존속법인은 방산·조선·에너지·금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했다. 향후에는 핵심 계열사의 투자성과와 배당수익, 기존 건설·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이 존속법인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사업재편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올해 1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보유 자사주 소각과 최소 주당배당금 1000원 정책 등을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다.
복잡한 사업구조를 정리하는 동시에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적분할이 실제 자본효율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분할 이후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특히 존속법인이 보유한 핵심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배당수익과 자체사업의 영업현금흐름이 향후 투자 및 주주환원에 필요한 재원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에 발표한 수치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계열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합산한 연결 실적은 아니다.
한화는 오는 16일 이내 공시할 3분기 보고서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결 실적이 확정되면 인적분할로 달라진 연결 범위와 주요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화의 3분기 실적은 사업재편에 따른 회계적 이익과 실제 영업성과를 구분해서 평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매출과 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누적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동시에 인적분할로 사업별 투자와 경영전략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한화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변수는 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보다 핵심 계열사의 지속적인 이익 창출력과 존속법인의 자본 운용 효율성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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