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근로소득 늘면 뭐하나"...고물가에 실질소득 감소 지속

체크Focus / 조은미 / 2023-02-23 15:19:01
통계청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실직소득 2분기째 줄어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과 고금리로 이자지출 역대 최대 늘어난탓
물가반영 소득 6년만에 최대폭 감소…소비지출 물가 탓 5.8% 증가

▲난방비 폭탄 등 공공요금 줄인상에 가계와 영세자영업자의 실질 소득이 반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토요경제>

 

"최저 시급이 오른 탓에 근로소득이 소폭 올랐는데, 그러면 뭐합니까. 장바구니 물가와 특히 공공요금이 너무 올라 실제로는 소득이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주부 A씨)


"정부가 방역조치를 다 풀어서 매출은 좀 늘었습니다만, 대출 이자가 무섭게 올라 이자를 내고 나면 실제 수익은 크게 줄어든거 같아요. 작년 하반기 이후엔 가스, 전기 등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인상돼 견디기 힘듭니다. (자영업자 B씨)


소득이 늘어났음에도 은행 이자와 고정비인 공공요금의 급상승으로 실직 소득이 눈에띄게 줄어들어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서민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로 지난해 2분기 이후 고물가, 고금리 행진이 계속되고, 특히 3분기 이후 공공요금이 가파른 상승세를 탄 영향으로 물가 영향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반년째 뒷걸음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영향, 근로소득 증가에도 실질소득 마이너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312만1천원으로 7.9% 늘었다. 통계청이 1인 가구를 포함한 2006년 이후 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근로소득은 2021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사업소득 역시 101만8천원으로 전년 대비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상승하며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그러나 글로벌 복합위기로 경기가 극도로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근로소득의 급증에도 불구, 물가 상승 속도는 소득 증가보다 더 커서 물가를 고려한 작년 4분기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3분기 -2.8%에 감소폭은 다소 줄어들었지마느 2분기 연속 감소세다. 4분기 놓고보면 실질소득 감소 폭은 2016년 4분기(-2.3%) 이후 6년 만에 최대폭이다.


실질 소득이 줄어든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물가 상승과 이자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작년 연간물가는 금융위기를 소환할 정도로 5% 넘게 상승했다. 

 

대출 이자 역시 작년 1분기대비 2배이상 올랐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난방비·교통비·통신비↑, 가계 부담 가중

고물가 영향을 받아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2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소비지출(269만7천원)이 5.9% 증가해 4분기 기준 2009년(7.0%)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을 보면 물가가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 지 짐작 가능하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월 평균 5%가 넘는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며 가계가 실질적으로 지갑을 닫아 소비지출은 둔화했다는 의미와 같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이 1년 전보다 6.0% 증가했는데, 사용량이 늘어난게 아니라 요금이 인상된 결과다.


특히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냉·난방비가 포함된 연료비 지출이 16.4% 급증한 것에 두드러진다. 연료비지출은 1인 가구 포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 폭 증가다.


휘발유, 경유 가격이 급등한 탓에 교통비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기름값 등이 포함된 운송기구 연료비가 9.1%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요금을 포함한 기타운송비 지출도 56.5%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부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오락·문화(20.0%), 음식·숙박(14.6%), 교육(14.3%) 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외 통신비 지출이 5.0% 늘었고, 주류·담배 지출도 4.2%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당시 증가했던 식료품·비주류음료(-1.1%)나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5%) 지출은 줄었다.

금리 고공행진 이자 비용 지출 29%↑

지출비용중 가장 눈에띄는 것은 세금이나 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이다. 월 평균 92만8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비소비 지출 증가 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9년 4분기(9.6%)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이자 비용 지출이 28.9% 급증하며 2006년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갈아치웠다.


이진석 과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영향으로 이자비용 지출이 증가했다"며 "금액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증가율로 보면 기타 신용대출에서 각각 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와 경기위축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랭, 부동산거래 감소로 인한 취득세 등의 세금납부가 줄어 비경상 조세 지출은 45.9% 급감했다.


4분기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 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390만5천원으로 3.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각종 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가계 흑자액(120만9천원)은 전년동기 대비 2.3% 줄어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도 소비 지출이 그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것이다. 가계 흑자율이 30.9%로 1.7%포인트 하락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9.1%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4만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9.8%), 식료품·비주류음료(-1.9%) 지출이 감소한 반면 음식·숙박(17.5%), 교통(10.2%), 오락 문화(18.4%), 교육(12.2%) 등 부분에서 지출이 늘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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