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등에 업고 날아오른 SK하이닉스…D램 판도 뒤집혔다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4-09 15:07:51
SK하이닉스, 삼성 제치고 글로벌 D램 점유율 1위…HBM이 흐름 바꿨다
▲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초격차 전략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D램=삼성’이라는 업계 공식이 깨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9일 2024년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36%를 기록해 삼성전자(34%)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25%로 3위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보다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삼성전자는 39.3%, SK하이닉스는 36.6%로 격차가 존재했다. 당시 삼성은 전 분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고, SK는 2.2%포인트 상승하며 추격세를 보였다. 단기간에 순위가 역전된 배경에는 HBM이 있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우위를 점했다.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HBM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핵심 메모리로 부상했고, 이 시장을 가장 빠르게 선점한 SK가 D램 전체 점유율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D램 분야, 특히 HBM 메모리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회사에 큰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력 제품인 5세대 ‘HBM3E’ 12단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샘플도 계획보다 앞당겨 고객사에 전달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부터 HBM4 양산에 돌입하고, 이후 HBM4E 개발도 이어가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시장 대응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업계는 2분기에도 SK 중심의 시장 점유율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고율 관세 조정 등 이슈에도 HBM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용 반도체는 글로벌 고객사 간 직접 납품이 이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황민석 디렉터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수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HBM 시장은 무역 충격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HBM의 주요 적용처인 AI 서버는 ‘국경 없는’ 제품군이기 때문에 무역 장벽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는 무역 충돌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이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HBM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황 반등의 정점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하반기 이후 얼마나 빠르게 수요 전환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두 회사 간 격차를 가를 다음 분기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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