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숨은 뇌관 ‘생숙’… 1만2000여 수분양자 ‘발동동’

산업 / 양지욱 / 2024-02-29 14:56:38
정부 규제 변경에 대출 막히고 전세 못 내놔
▲ 사진=토요경제 DB

 

내년까지 입주해야 하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물량이 1만2000여 채에 달하지만 불법건축물로 분류돼 대출까지 막히면서 생숙 수분양자들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생숙은 취사시설을 갖춘 오피스텔과 비슷한 숙박시설이다. 장기간 투숙할 수 있지만 주택이 아니어서 영업 신고 후 숙박업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관련 기준이 모호해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2020~2021년, 생숙은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고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단기 시세 차익을 얻기에 좋은 상품이었다. 당시 생숙 열풍에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평균 경쟁률이 657대 1에 육박했다.

하지만 정부는 2021년 5월 건축법 시행령으로 생숙을 숙박업으로 신고해 숙박업소로 영업 하거나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해 사용해야 한다고 개정했다. 용도 변경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매년 이행강제금(공시 가격의 10%)을 내야 한다.

분양 당시에는 전세대출까지 가능한 건축물이었지만, 정부 방침이 변경된 후에는 금융기관이 생숙을 위험상품으로 분류하고 대출을 없애거나 대출한도를 크게 줄였다. 

시중은행 한 대출담당자에 따르면 “상업용 오피스텔이라면 70%까지 가능하고, 전세 대출은 80~90%까지 가능하지만 생숙은 실제 감정가를 기준으로40~ 30% 수준만 가능하다”며 “현행법상 전세입자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잔금 마련이 더 어려워진 면도 있다”고 말했다.

입주시기가 가까운 생숙 수분양자들은 단체행동에 나서며 정부를 향해 준주택으로 편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시행사를 향해서는 주택 용도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잔금을 치를 수 없다며 대안을 촉구 중이다.

 

8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들은 집단행동에 나서며 “분양 당시 주거가 가능하다고 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분양을 받았는데, 현재까지도 용도 변경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롯데건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을 만나며 용도변경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0% 동의가 이뤄진다면, 시설 변경에 대해서 다시 논의하겠다”며 “생숙 건축법 개정시행령은 2021년 5월 개정됐지만 마곡 르웨스트 분양 시기는 같은 해 8월이었다.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주택용이라고 꼼수를 부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잔금 거부 운동으로 롯데건설 유동성에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내용이라며 일축했다.

 

▲ 현대건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 에디션 홍보자료
 

현대건설 역시 오는 4월 입주를 앞둔 인천 중구 신흥동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스테이, 6월 입주하는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 에디션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생숙 문제와 관련해 “두 생숙 수분양자들의 현 상황은 이해하지만 현대건설은 시공사로서 참여했기 때문에 어떤 답변도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송도 스테이에디션의 발주처는 고려자산개발, 신흥동 하버하우스 스테이는 한양건설이지만 2020년 분양은 현대건설 대표 브랜드 ‘힐스테이트’로 모든 홍보가 진행됐다.


한편, 생숙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생숙을 주거 용도에 맞게 고치려면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생숙을 준주택으로 편입시키면 다른 근생시설(빌라, 농막, 콘도 등)들의 용도 변경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형평성 논란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조감도=롯데건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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