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9)

군산이야기 / 김병윤 / 2022-05-30 21:00:49
근현대의 역사를 간직한 ‘군산의 명소’, 추억을 되살리는 ‘경암동 철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일제는 36년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탈하고 농락했다. 군산은 그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다. 김병윤 대기자는 지난 100여 일 이런 아픔의 도시 군산의 이곳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웅비하는 군산을 목도했다. 김병윤 대기자가 둘러본 ‘군산 이야기’를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일환으로 매주 2회 독자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근현대의 역사를 간직한 ‘군산의 명소’
군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볼 것이 많아서다. 둘러볼 곳도 많다. 여기저기 퍼져있다. 고즈넉한 옛 분위를 느낄 수 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타임캡슐을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이다.

낭만의 거리도 있다. 아스라이 멀어져간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현대문명의 찬란함도 즐길 수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꿈도 꿀 수 있다. 군산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진 복합도시다. 문화의 복합체 도시가 군산이다. 군산은 모든 곳이 관광의 명소다. 어느 한 곳을 콕 집을 수가 없다. 지면이 모자란다. 아쉬운 대로 몇 곳을 둘러보자.

추억을 되살리는 ‘경암동 철길’
양보해야 한다. 너른 마음으로 걸어야 한다. 짜증내면 안 된다.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깨가 부딪쳐도 웃어야 한다. 경암동 철길을 걸으려면. 이 길은 군산 최고의 관광지 명소로 자리 잡았다. 

 

남녀노소가 몰려든다. 전국에서 찾아온다. 시끄럽다. 중년 아줌마들의 숨넘어가는 웃음소리. 중·고생 소녀들의 해맑은 목소리. 솜사탕을 먹으며 다정스레 걷는 연인의 모습. 중년 아저씨들의 비틀거리는 발걸음. 벌겋게 달아오른 술 취한 얼굴. 모두가 정겹게 보인다. ‘경암동철길’에는 옛 추억의 물건이 많이 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추억의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운행을 멈춘 기차도 전시돼 있다. 

▲ 경암동 철길마을 <사진=김병윤 대기자>

 

경암동철길은 철로와 집이 1m밖에 안 떨어졌다. 철로 옆에는 빨래가 널려있었다. 화분도 놓였다. 여러 가지 생활용품이 자리 잡았다. 기차가 지나가기 어려웠다. 기관사가 뛰어내렸다. 빨래와 화분 등을 치워가며 운행했다. 기차가 워낙 천천히 운행돼 가능한 일이었다. 기적소리가나면 주민들도 뛰어나왔다. 자신들의 물건을 거둬들였다. 기차가 지나는 모습이 아슬아슬했다. 2000년대 초에 방송 화면을 탔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008년 6월 30일부로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운행이 중단된 뒤부터 상업화됐다.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졌다. 영화 촬영지로 관심을 끌었다. 2014년 황정민·한혜진 주연의 ‘남자가 사랑할때’로 유명해졌다. 영화팬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관광객이 폭주했다.

경암동철길은 산업철도였다. 1944년 ‘북선제지’ 공장을 건설했다. 제지원료와 완제품을 수송했다. 옛 군산역까지 2.5km 구간이었다. 경암동 철길 마을 주변은 채소재배단지였다. 1960년대 초반에 7가구가 살았다. ‘한국합판’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증가했다. 마을이 커졌다. 지금은 원주민 3가구가 살고 있다. 70년대 말의 모습이 현재의 경암동철길이다. 경암동철길은 세월을 머금고 있다. <계속>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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