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빨랐는데 왜 제주항공은 늦나”…같은 국토부, 다른 대응 논란(1부)

사회 / 최성호 기자 / 2026-05-17 14:30:57
세월호는 선사·선장 처벌로 직행…제주항공 참사는 국토부·공항시설 책임 얽히며 조사 지연 논란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세월호 참사와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가 다시 비교되고 있다. 두 사고 모두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감독 부처 역시 국가 안전관리 체계의 중심인 국토교통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고 이후 책임 규명과 대응 속도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족과 시민사회에서는 “세월호 때는 책임자 처벌과 수사가 빠르게 진행됐는데 왜 제주항공 참사는 시간이 갈수록 더 늦어지느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안보실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직무유기와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규명 조사 활동 방해로 인해 직권남용을 했다고 주장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이들은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는 사고 직후부터 선장의 퇴선 지시 실패, 청해진해운의 과적과 안전관리 부실, 해경 구조 실패 등이 빠르게 드러났다. 

 

당시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선사와 관계자들을 잇따라 압수수색했고, 선장과 승무원,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수순에 들어갔다. 

 

정부 책임 논란은 있었지만 초기 수사의 방향은 민간 선사와 현장 구조 책임자 처벌에 집중됐다.


반면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는 책임 구조가 복잡하다. 조류 충돌 가능성, 엔진 이상 여부, 조종 판단, 활주로 구조물,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 공항시설 기준과 감독 문제 등이 동시에 얽혀 있다. 

 

특히 무안공항 시설 자체가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단순히 항공사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안전 분야의 한 전문가는 “세월호는 선장과 선사의 과실 구조가 비교적 빨리 드러났지만, 제주항공 참사는 공항 인프라와 감독기관 책임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국토부 스스로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 “정권은 달라도 반복된 논란… 책임론 중심엔 또 국토부”

   
실제 제주항공 사고에서는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족 측에서는 “국토부 책임 가능성을 국토부 산하기관이 조사하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지원 활동에 참여했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세월호 때 국민들이 분노했던 핵심은 단순한 사고 자체보다 국가의 무능과 책임 회피였다”며 “제주항공 참사에서도 국민들은 같은 장면을 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서는 사고 처리 속도가 다른 이유를 형사책임 구조에서 찾고 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세월호는 살아남은 선장과 선사 관계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형사 책임 추궁이 빨랐다”며 “제주항공은 조종사도 사망했고 기술적 원인 규명이 끝나지 않아 구속 수사로 바로 이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정부 책임 규명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공항시설 승인과 관리 기준, 국토부 감독 체계에 문제가 있었는지 별도의 독립 조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세월호 이후 정부는 국가 안전 시스템 혁신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 제주항공 참사에서도 사고 원인과 책임 주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늦어지면서 유가족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는 지금까지 항공사 중심 설명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히 조종사의 판단이 아니라 왜 그런 위험 구조물이 그대로 유지됐고, 감독기관은 무엇을 했느냐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두 사고의 차이는 사고 유형이 아니라 책임 구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월호는 민간 선사와 구조 실패가 중심이었다면, 제주항공 참사는 국가가 승인하고 관리한 공항 인프라와 감독 체계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 참사는 시간이 갈수록 단순 항공사고가 아니라 국가 안전 시스템의 책임 문제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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