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 3나노 공식 출하..."메이저고객 확보가 성패 좌우"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07-25 14:23:25
25일 3나노 출하식, "반도체 새역사 창조"...애플·퀄컴·인텔 등 주요 팹리스업체 영업에 사활
▲ 25일 삼성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경계현 삼성 DS부문장 대표(왼쪽부터), 이창양 산자부 장관, 최시영 사업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5일 오전 3나노((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공식 출하식을 가진 것은 이제 세계 파운더리 시장이 본격적인 3나노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세계 무대에 다시한번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파운더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고 있는 3나노의 양산을 자축하기 이벤트가 아니라 3나노 파운더리 시장의 핵심 고객사인 애플, 퀄컴 등 미국 주요 팹리스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암묵적 시위란 얘기이다.


3나노 파운더리 양산에 착수했다고는 하나, 아직 메이저 팹리스업체의 의미있는 오더를 확보하지 못한 삼성으로선 3나노 파운더리 양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대외에 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3나노 시대를 세계1위인 TSMC에 최소 6개월 앞서 양산을 시작한 것은 세계 반도체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일대 사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결국 3나노 양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애플, 퀄컴, 인텔 등과 같은 메이저 팹리스업체들을 핵심 고객사로 조기에 확보하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 자명하다.

'소부장 협업'이 3나노 출하의 숨은 주역

삼성은 25일 경기도 화성캠퍼스 내 극자외선(EUV) 전용 V1 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지난달말 양산에 들어간 3나노 상용 제품을 고객사에게 공식 납품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이날 출하식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삼성전자 DS부문장 경계현 대표이사 및 임직원, 원익 등 협력사와 팹리스업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측은 출하식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사업부 정기태 기술개발실장 (부사장)은 그간 개발과정에서 적극적인 협업으로 기술 개발의 한계를 극복했음을 특별히 강조했다.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등 사업부를 넘어선 협업을 통해 3나노시대 개막을 열었다는 자평이다.


삼성그룹 내부는 물론 국내 관련 소재, 부품, 장비업체들도 삼성 3나노 양산의 숨은 주역들이다. 이들은 초미세 공정용 소재, 장비, 설계자산(IP) 등을 삼성측과 공동 개발함으로써 세계 첫 3나노 양산을 든든히 받쳐준게 사실이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이번 성과는 사실상 한국 반도체업계가 공동으로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이 3나노 파운더리 제품의 공식 출하에 들어간 것은 기술력만큼은 삼성이 세계 1위인 TSMC를 넘어섰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3나노 공정은 그만큼 고난도 첨단기술과 장비를 필요로 한다.


기존 파운더리 반도체 공정인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기술은 3나노 이하의 극초미세회로의 반도체 제조엔 태생적 한계에 지니고 있다. 파운더리 부문의 독보적 세계 1위인 TSMC가 핀펫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킨 3나노 양산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술의 한계점이 분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 25일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관계자들이 웨이퍼를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양산 초기엔 특정 오더에 제한적 공급

이에 반해 GAA기술은 극강의 양산 기술과 첨단 노광장비인 EUV가 필요하지만, 핀펫 기술에 비해 칩 면적과 소비전력은 줄이면서도 연산처리 속도 등 성능을 크게 높인 장점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기술임에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한다. 삼성측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혁신적 결과"라고 자평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산자부의 관계자는 "첨단 반도체 제조시설은 국가 안보 자산이다. 3나노 반도체 양산 성공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며 "3나노 양산과 출하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기여하는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이 GAA방식의 3나노 파운더리 출하를 시작했다 해서 아직 완벽한 성공을 논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최대 라이벌 TSMC에 6개월 이상 앞서 3나노 양산을 시작했지만, 당장에 파운더리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리도 없다.


냉정하게 말해 현재 삼성의 3나노 반도체는 소품종 소량 생산이다. 주류 파운더리 시장엔 진입하지 못한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삼성측이 양산 초기에 3나노 GAA 공정을 고성능 컴퓨팅(HPC)에 적용한다고 밝힌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삼성이 3나노 파운더리 공정을 메인 공장인 평택캠퍼스 대신에 화성공장에서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를 두고 경쟁사들에선 삼성이 3나노 파운더리 고객이 특수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필요로 하는 가상화폐 채굴기용 반도체로 한정될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


결국 삼성의 3나노 파운더리 양산에 대한 성공 여부를 결정 짓는 최대 변수는 메이저 팹리스들의 주력 오더를 얼마나 조기에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업계에서선 삼성이 GAA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애플, 퀄컴, 인텔, 구글, AMD, 엔비디아 등 미국의 글로벌 IT업체들이 향후 삼성의 잠재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팹리스 오더 조기 확보가 성공의 열쇠

미국이 자랑하는 이들 팹리스업체들은 대부분 TSMC의 주고객사들이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 파운더리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세계적으로 TSMC와 삼성 뿐이다. 즉, 삼성이 메이저 팹리스업체의 주력 제품에 대한 3나노 위탁생산에 들어간다면, 결국 TSMC의 오더를 잠식하는 것이며, 양사간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삼성이 3나노 양산 및 출하를 시작하자, TSMC가 3나노 조기 양산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존 4~5나노 공정에 비해 3나노의 기술적 강점이 뚜렷해 메이저 팹리스업체 오더들이 삼성 3나노 공정 쪽으로 쏠린다면, 삼성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TSMC는 이에 따라 양산기술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GAA 대신에 기존 핀펫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킨 개량형 3나노 양산을 앞당기기 위해 총력태세에 들어갔다.


삼성 역시 TSMC가 3나노 양산에 가세할 것에 대비, 한단계 위인 2나노 양산기술 확보와 함께 메이저 팹리스업체에 대한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 5월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삼성 평택캠퍼스 방문 당시 퀄컴CEO가 동반했던 것에 주목한다. 퀄컴은 인텔, 애플, 엔비디아 등과 함께 삼성 3나노 파운더리의 잠재적인 최우량 고객중 하나다. 퀄컴은 또 삼성과는 스마트폰 등 여러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고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퀄컴이 됐든 애플이됐든 삼성이 3나노 파운더리 공정의 대량 발주가 가능한 미국의 대형 IT업체 오더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삼성 3나노 조기 양산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다만 3나노의 강점이 뚜렷하고, 스마트폰 등 첨단 IT기기들의 업그레이드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 대한 잠재 수요가 커서 삼성이 현재로선 상당히 유리한 국면에 서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기자
이중배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