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반 중견 건설사, 줄도산 위험 증가… 지자체 대책 마련 분주

산업 / 양지욱 / 2024-01-24 14:13:20
▲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이후 시작된 건설사 연쇄 부도 위기감이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광주에 기반을 둔 한국건설이 오피스텔 분양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데 이어, 또 다른 건설사 2곳이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해광건설과 거송건설에 대한 포괄적 금지명령 공고가 나왔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정식으로 회생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당사자의 모든 자산을 동결하는 것이다. 법원의 허가 없이 가압류나 채권 회수가 금지되고 회사도 자체적으로 자산을 처분할 수 없다.

 

새해 들어서도 울산 1위 토건업체 부강종합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서를 냈다. 부강종건은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을 시행 중인 ‘빅아일랜드인 거제 PFV’의 57.5% 지분을 가진 대주주다.


울산지역은 지역 2위 건설사인 세경토건 법정관리 절차 소식에 이어 한달 만에 부강종건마저 포괄적 금지 명령이 나자 지역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도지역 중견 건설사 남명건설도 지난해 12월 초 최종 부도 처리돼 지역 건설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제주는 최근 두 달 사이 도내 건설사 2곳이 최근 부도 처리되면서 지역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수도권지역인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일 인천시 부평구 소재 영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서울회생법원이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영동건설은 인천지역 업계 9위에 해당하는 지역 중견 종합건설사다. 현재 영종테이튼 오피스텔 신축,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 연장선, 7호선 청라 연장선, 제3연륙료(영종-청라) 등 민·관영 도급 공사 등 다수의 건설 현장에 참여 중이다. 하지만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지역 내 건설사들의 유동성에도 악영향이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한국건설이 은행에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하는 등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아파트 분양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광주 남구 봉선동에 짓고 있는 한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연합뉴스>

 

■ 지역 기반 건설사 '줄도산 위기감'에 지자체 대책 마련 분주


이처럼 지역 경제의 허리 부분인 중견 건설사들이 무너지면서, 지역 전체로 유동성 불황이 옮겨 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자치단체들이 지원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경남도는 23일 지역 건설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도내 공공 공사의 40%를 오는 3월 내로 발주하기로 했다. 올해 발주 예정인 1억원 이상 도내 공공 공사는 총 2492건, 2조7363억원 규모다. 도는 이 중 40%에 해당하는 1조722억원을 3월 내 발주해 건설경기를 부양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안에 도내 도로 개설사업 70% 이상을 조기 발주한다. 하천, 지방 항만, 산림 등 인프라스트럭처 공사는 65% 이상 조기 발주해 건설산업이 활력을 되찾는 데 집중한다.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에 지역업체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공공 공사 40%를 3월 내 발주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지역 업체 참여율에 따라 공동주택 용적률을 완화 한다. 제주도는 지역 업체의 해외건설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지역 제품 우선 구매와 공사·용역의 지역 업체 참여 확대를 추진한다. 특히 공사계약의 과업지시서와 계약 특수 조건에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1000만원 이상 주요 자재를 구매할 때는 지역 생산 자재를 우선 구매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50억원 이상 공영 공사에 지역 업체 하도급 시장 참여를 확대한다. 지난해 인천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 금액은 전체 발주 금액의 71%로, 인천시 조례에서 권장하는 기준(70% 이상)을 충족했다. 그러나 하도급에 참여하는 인천 지역 업체는 전체 참가 업체의 56.3%에 불과해 지역 업체들의 시공 참여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침체, 고금리 영향으로 중견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막히면서 도미노처럼 여러 업체가 함께 도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지자체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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