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CJ프레시웨이에 과징금 245억원..."상생 가장한 대기업"

산업1 / 주은희 / 2024-08-13 14:11:54
기업집단 'CJ' 소속 CJ프레시웨이㈜의 대규모 부당 인력지원행위 제재

'상생' 가장한 대기업의 골목상권(중소상공인) 침탈 행위 제재

▲ 이미지 출처 = CJ프레시웨이

 

[토요경제 = 주은희 기자] 지방 식자재 유통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계열사에 자사 인력 200여명을 파견하고 수백억원의 인건비를 대신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CJ프레시웨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기업집단 'CJ' 소속 계열회사 CJ프레시웨이㈜(이하 프레시웨이)가 구 프레시원 11개사(이하 프레시원)에 자사 인력 221명을 파견해 334억 원 상당의 인건비를 대신 지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45억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대형 외식업체 등) 국내 1위 사업자로 CJ 핵심 계열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0년 전후 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의 시장 지위를 공고히하기 위해 기존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았던 중소상공인 위주의 지역 식자재 시장을 신속하게 선점한 뒤, 다른 대기업 경쟁사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구축하고자 했다.

 

당시 대기업의 지역 식자재 시장 진입에 대해 해당 시장 내 절대 다수(약 85% 이상)를 차지하던 중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었다. 

 

이에 프레시웨이는 시장에 직접 또는 단독으로 진출시 예상되는 중소상공인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이들과의 '상생'을 표방하며 합작법인 형태의 프레시원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지역 식자재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상생이슈를 회피하기 위한 대외적 명분이었을 뿐 중소상공인들과 장기적·지속적인 상생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합작계약은 프레시웨이가 지정하는 중소상공인들이 프레시원을 설립하도록 한 이후에 프레시웨이가 지분을 매입(프레시웨이가 51% 또는 66% 지분취득)해 프레시원을 장악하는 내용이었고, 중소상공인들을 상생의 대상이 아닌 장애물 및 사업리스크로 인식한 결과 CJ그룹까지 개입해 이들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퇴출(프레시웨이가 100% 지분취득)시켰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웨이가 이처럼 내부적으로 중소상공인들을 조직적으로 퇴출시켜 나가는 동안, 프레시원은 이 사건 인력지원을 바탕으로 시장에 원활히 안착하고 유력한 지위를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지원은 프레시원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시점까지 계속돼 프레시원의 시장 퇴출을 저지·지연시켰고, 그 결과 합작계약 과정에서 프레시원은 중소상공인들로부터 확보한 영업망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에 12년 8개월 동안 총 221명의 인원을 파견해 법인장 등 프레시원 핵심 관리자 업무를 전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면서, 인건비 334억 원 전액을 프레시원 대신 부당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프레시원은 사업초기부터 직접 채용이 어렵고 풍부한 업계 경험을 보유한 프레시웨이의 전문인력을 아무런 노력 없이 무료로 확보할 수 있게 돼, 자체적인 경쟁력 이외의 요소로 경쟁여건 및 재무현황을 인위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뿐만 아니라, 프레시원은 중소상공인 위주의 시장에서 유력한 지위를 획득했고 시장 퇴출도 인위적으로 방지돼 중소상공인이 본래 획득했을 정당한 이익이 대기업에 잠식되는 결과까지 초래됐다"고 꼬집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대기업이 영세한 중소상공인이 다수 존재하는 시장에 상생을 가장하여 진입한 뒤, 영세한 중소상공인을 시장에서 배제하고 이들의 이익을 침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전례없는 규모의 인력 지원행위를 적발 및 제재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프레시웨이는 해명 자료를 내고 "프레시원은 지역 유통사업자와 당사가 '공동경영'을 전제로 지역 식자재 유통시장 선진화를 위해 합의 계약을 통해 만든 공동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프레시원 설립 당시 일부 지역 유통업자들이 식품위생법 강화를 계기로 투명한 거래 시스템 등 사업 유지를 위한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자체 변화는 어렵다고 보고 프레시웨이와 협력하기로 판단했다"며 "프레시웨이는 지역 시장 진출 목표와 함께 양측의 강점을 결합한 동반 성장 사업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웨이가 지역 주주를 '정리 대상'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퇴출해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선 "주주인 지역 유통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그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분 매입을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사는 또 "사업 시작 이후 온라인 커머스 성장과 팬데믹, 불황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일부 지역 주주들이 프레시웨이에 지분 인수를 요청했다"며 "이후 정치권이 프레시웨이에 100% 지분 인수를 권고해 9년 동안 점진적으로 지분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직원을 파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직원은 합작 주체 간의 계약에 따라 파견했고, 파견 직원들의 직무도 구매 시스템·물류 인프라·회계 등 사업 관리 부문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시원이 시장에서 유리한 경쟁 여건을 확보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프레시원의 시장 점유율은 1% 내외 수준으로 미미해 시장 공정성을 훼손할 정도의 지배적 지위로 해석할 수 없다"며 "전반적인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에서 이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소송을 포함해 주어진 절차에 따라 다시 한번 판단을 구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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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희
주은희 토요경제 주은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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