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예년 같은 호황 안 와”…생산시설 매각·가동중단 잇달아

산업 / 양지욱 / 2024-03-19 14:07:38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 “업황 불황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
경기 회복돼도“中경기둔화, 환경규제로 수익성 회복 어려워”
▲ 전남 여수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공장<사진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2년째 이어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비주력 사업 정리를 통한 내실 경영에 들어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자급률 증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석유화학제품 규제 확대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부진은 제품 공급 과잉을 가져왔고, 국내 설비 가동률은 80% 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3년 수출도 전년 대비 약 17% 감소했다.

이런 영업 부진에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등이 주력사업을 제외한 해외법인을 잇달아 매각하거나 생산 시설 가동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기초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법인을 청산하거나 매각했다.

19일 롯데케미칼의 ‘2023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부터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공장인 롯데케미칼삼강 지분과 롯데케미칼자싱(LOTTE Chemical Jiaxing Corp.)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모두 매각했다.

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을 생산하는 중국 허페이법인, 폴란드 판매법인(롯데케미칼폴란드), 페트(PET)와 나일론을 생산하는 계열사 ㈜케이피켐텍은 청산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의 생산기지 ‘롯데케미칼 LC타이탄’ 매각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LC타이탄 보유지분전량(74.7%)이다.

LC타이탄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업체 타이탄케미컬 지분 100%를 1조5000억원에 인수해 그룹 자회사로 편입한 곳이다. 7년 만에 기업 가치가 4조원대로 불어나며 신 회장의 대표적인 M&A 성공 사례로 꼽혀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 운영 효율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파키스탄의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 매각도 올해 안에 추진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월 지분 50%를 보유한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계약을 합작사 르짜오진마그룹과 체결했다. ‘일조금호금마화학’은 제지용 코팅 원료와 카펫, 아스팔트 개질제, 타이어코드 제조 등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SB)-라텍스를 생산하는 업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르짜오진마그룹과 50대 50으로 지분을 투자해 2009년 공장을 준공, 라텍스를 생산해왔다. 금호석유화학의 이번 지분 중국 공장 지분 정리는 중국 내 환경 규제 강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제2공장을 분할 후 지분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여수 NCC 공장 가동을 멈추고 7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공장을 다시 가동했다. 올해는 통 매각이 아닌 지분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현재는 쿠웨이트 석유공사(KPC)의 자회사 PIC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화학은 정보기술(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약 1조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하며 한계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전남 여수 SM공장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2023 석유화학산업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수직통합 대규모 설비를 갖고 있어 운영 효율이 높지만, 원료 수입 의존도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업황 부진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와 자급률 상승, 환경규제 강화 등에 따라 과거 성수기 같은 호황기는 짧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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