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황혜진, 숲의 여정을 그리다

문화·라이프 / 김병윤 기자 / 2023-11-06 14:03:37
▲ 달빛아래 60.6×72.7 mixed media 2021년작

 

숲의 여정. 문구가 서정적이다. 편안함을 준다. 포근함도 느껴진다. 동화 속 나라 같다. 몽환(夢幻)적이다.

숲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숲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시리즈로 작업을 하고 있다. 황혜진(52) 화가다.

숲을 그리는 화가는 많다. 평범한 소재다. 독창성을 찾기가 어렵다. 본인만의 숲을 그리기 힘들다. 작가의 개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황혜진은 숲의 독창성을 그리려 노력하고 있다. 숲만 그리지 않는다. 숲에 여러 소재를 융합시킨다. 소재가 다양하다. 달. 사슴. 별. 꽃. 나무. 폭포. 피아노 등 여러 가지다.

황혜진은 8년 전부터 숲을 그렸다. 집 주변에 숲이 잘 조성돼 있다. 산책하며 숲과 친해졌다. 스트레스도 풀렸다. 엄마 품에 안긴 느낌이었다. 어릴 적 엄마 품이 생각났다.

▲ 저너머에 60.6x72.7 mixed media 2022년작

 

숲을 그리기로 했다. 단순한 숲이 아니었다. 자유의 숲. 따뜻한 숲. 안전한 숲을 염원했다. 엄마의 사랑이 담긴 숲이었다. 자신의 딸을 향한 엄마의 마음도 담았다. 모성애가 담긴 그림이었다.

숲에 사슴을 그려 넣었다. 사슴은 순한 동물이다. 숲에서 뛰노는 사슴에 마음이 닿았다. 붓을 잡는 손에 평안함이 느껴졌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자신과 딸의 태몽이 사슴이었다. 사슴이 운명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숲과 사슴의 조화. 한 폭의 동화가 완성됐다. 눈을 넓게 떴다. 다른 소재를 찾았다. 숲 사이로 비추는 별과 달. 숲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 자연의 조화가 빛을 발했다. 서정시가 절로 나왔다.

황혜진은 자연과 자연의 조화만 그리지 않았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시도했다. 숲에 사슴과 달과 피아노를 그려 넣었다. 잘 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의외의 호평이 쏟아졌다. 동화 같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황혜진은 숲의 다양성에 힘쓰고 있다. 소재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샹들리에, 아파트. 케이크, 정원수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숲과 사람의 일상을 조화시키고 있다. 그림을 통해 숲에서 평안함을 얻길 바라고 있다. 치유의 숲에서 마음의 상처를 씻었으면 한다.

▲ 72.7x60.6 mixed media 2022년작 A day of blessing

 

어둠의 숲을 비춰주는 샹들리에. 별빛 쏟아지는 숲에 놓인 케이크.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의 영롱함. 작가가 꿈꾸는 동화 속 세상이다.
황혜진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초기에는 원색을 주로 사용했다. 젊음의 열정이었다. 어둠이 캔버스를 지배했다. 지금은 밝아 졌다.

삶의 여정이 화풍을 변하게 했다. 성격이 유순해 졌다. 과거에는 모난 돌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둥글둥글한 조약돌로 변했다. 나이를 먹어가며 바뀌었다. 인생의 순리를 따르게 됐다.

황혜진은 작은 꿈을 갖고 붓을 놀린다. 그 꿈이 무얼까.

나이를 먹어도 젊고 활기찬 그림. 온화한 그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읽히는 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토요경제 /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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