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매각 불발 시 ‘청산 수순’?… 금융당국 “가능성 배제 못해”

경제·금융 / 손규미 / 2025-01-15 13:55:41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메리츠화재 선정됐으나 노조 반발로 한 달째 실사 지연
이번 매각 무산될 시 청산 절차도 고려… 실제 청산되면 소비자 피해 불가피
▲ <사진=MG손해보험>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가까스로 인수 후보를 찾은 ‘MG손해보험’의 매각이 또 다시 불발될 위기에 놓였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MG손보 노조 측 반대로 한 달여 째 실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금융 당국은 이번 매각마저 불발 될 시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MG손보의 청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당국은 MG손보의 청산으로 생길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이를 최대한 배제해 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면 좋은데 제3자 인수가 불가능하면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청산은 소비자한테 피해가 불가피하고, 시장에 충격도 있어 다른 대안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대안을 검토할 테지만, 다른 방법이 하나도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또한 이번 MG손해보험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예보는 현재 MG손보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4차 매각 또는 예금보험금 지급 후 청·파산 등 정리방식에 대해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MG손보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청·파산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다른 인수자를 구해오든지 하라는 것인데 아무도 의향이 없다고 하면 남은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예보는 2022년 4월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이후 약 3년간 3차례의 매각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지주, 은행, 보험사, 대형 사모펀드(PEF)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다.

그러나 최종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는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PEF)인 데일리파트너스 뿐이었다.

결국 진통끝에 지난해 12월 9일 메리츠화재가 인수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노조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실사 작업에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측에 실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현재 MG손보 노동조합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인수에 반발하고 있다. 이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임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P&A(자산부채 이전) 방식으로 인수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P&A는 고용 승계 의무가 없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가능하다.

메리츠화재가 인수 의사를 철회해 매각이 불발되면 다른 인수후보자를 찾아 나서야 하지만 새로운 인수 후보자가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과 예보는 메리츠화재로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재매각 대신 청산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MG손보 매각이 청산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소비자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험회사가 청산되더라도 보험계약자는 예금자보호법상 5천만원까지 해약환급금을 보장받지만, 저축성 보험 등의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서다.

예를 들어 20년납 100세 만기 상품으로 암진단시 최대 1억원을 보장받기로 한 상품에 가입한 뒤 보험료 납입을 완료한 계약자의 경우 계약이 해지돼 수십년간 보험료를 납부해 놓고도 암에 걸리거나 병원비가 필요할 때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게다가 기업보험은 예금 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계약자는 보험금을 전부 날리게 된다.

또 다른 선택지로 과거 리젠트화재 사례처럼 여러 보험사로 계약이전을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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