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산업 적자 내몰려” 카드 노조 거센 반발

경제·금융 / 손규미 / 2024-12-19 14:11:29
카드사 노조, 수수료 정책 규탄 기자회견 개최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19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손규미 기자>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두고 카드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노조는 금융위가 내수부진 장기화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마련은 포기한 채 카드수수료 포퓰리즘에 매달리고 있다며 카드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카드 수수료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 이하 관계자들은 금융위원회 앞에서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안’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8개 전업카드사 CEO들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개편안에 따라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은 기존 0.5%에서 0.4%로 0.1%p 인하됐다. 연매출 10~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0.05%p,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에 0.1%p 인하하기로 했다. 연매출 10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동결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3년 주기로 조정되고 있는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는 원칙적으로 6년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카드노조 측은 “금융위가 이번 방안을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담경감으로 포장했지만 그 실체는 일반가맹점 수수료 동결을 '자율'로 호도하며 자신들의 무능과 무책임을 감추려는 헛수작이다”라며 “탄핵이슈가 경제를 뒤덮은 현 시점에서 민생을 살릴 근본 대책은 외면한 채 또 다시 수수료 인하를 꺼내며 여론달래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재 연매출 10억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의 경우 대부분이 카드수수료 부담보다 매출세액 공제 혜택을 더 많이 받고 있다며 카드 수수료 개편안은 더 이상 수수료 인하 명분도 실질적 효과도 없는 부적합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정책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이를 메우기 위해 고금리의 리볼빙과 카드론 자산을 늘리는 등 대출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낮은 수수료율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 카드사들은 혜택 신설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카드론과 같은 대출 상품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5332억원 급증한 42조220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임동근 사무금융노조 사무처장은 “금융당국의 안일한 정책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신용판매 수익률이 0.5% 수준까지 추락했다”며 “대손비용 증가와 부실 자산 확산으로 카드산업 전체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지헌 롯데카드 노조 지부장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5차례동안 총 3조400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됐다며”며 “카드사의 가장 큰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를 지속 인하하는 바람에 카드산업은 존폐 위기에까지 몰리며 수익 보전을 위해 다른 신사업이나 쇼핑 사업, 여행 사업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과연 이게 신용카드사의 본질이라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노조는 금융위가 세제 지원이나 플랫폼 수수료 규제, 공정한 시장 질서 제시 등 실질적인 대안으로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여야 함에도 오로지 카드수수료 인하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연매출 1000억원 수준의 가맹점은 대형마트, 백화점, 대형 프렌차이즈와 같은 대규모 유통업체들인데 이들에 대한 수수료 동결이 영세·중소가맹점 보호가 맞느냐”며 “금융위는 카드산업과 카드노동자를 희생양 삼는 포퓰리즘 끝판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카드노조 관계자들은 금융위가 수수료 정책을 명목으로 카드산업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금융위 해체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노조는 “카드 노동자들은 금융위의 이러한 무책임한 탁상공론을 규탄한다”며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는 폐기돼야 하며 금융위 해체를 위해 카드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금융산업 노조, 사무금융 노조는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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