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 이란 '전 선박 법적조치' 경고…호르무즈 통항·美 제재 이중 압박

국제 / 최은별 기자 / 2026-10-28 13:40:23
이란, 원문서 장금상선 선박 7척 조치 주장…11월 1일부터 전체 확대 예고
화주·보험사까지 경고 대상…美 재무부, 이란 해협청 거래에 제재 위험 명시
▲ 사진은 장금상선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임 [연합뉴스]
이란이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문제 삼아 회사 관련 선박 전체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화주와 보험사까지 경고 대상에 포함한 가운데 해당 이란 기관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점에서 장금상선의 운항과 거래관계에 새로운 위험이 발생했다.

28일 토요경제가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PGSA)의 전날 공식 발표를 확인한 결과, PGSA는 장금상선(Sinokor Shipping Company) 선박들이 최근 3개월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PGSA는 27일 엑스(X)에 게시한 페르시아어 성명에서 "최근 3개월간 가장 많은 통항 위반을 저질렀다(بیشترین تخلفات عبور را در طول ۳ ماه اخیر)"고 밝히고 장금상선 관련 선박 최소 7척에 이미 적절한 집행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1월 1일부터 이 회사의 모든 선박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از تاریخ ۱ نوامبر با تمام شناورهای این شرکت برخورد قانونی صورت خواهد گرفت)"라고 경고했다.

특히 PGSA는 선박회사뿐 아니라 모든 화물 소유주와 이해관계자, 보험 서비스 제공업체를 직접 경고 대상으로 명시했다. 장금상선과 거래하는 화주와 보험사에도 향후 조치를 고려하라는 취지다.

다만 PGSA는 장금상선이 구체적으로 어떤 통항 규정을 위반했는지, 이미 조치했다는 선박 7척에 어떤 처분을 내렸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11월 1일부터 적용할 법적 조치의 내용과 근거 규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PGSA가 같은 날 추가로 게시한 영문 성명에서는 조치 대상을 "장금상선과 관련된 모든 선박(all vessels related to Sinokor)"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회사가 직접 소유한 선박뿐 아니라 용선 등 운영관계에 있는 선박까지 포함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PGSA는 앞서 자체 통항 규정에 따르지 않은 선박 명단을 공개하며 향후 통항 제한과 벌금, 억류, 몰수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지난 8월 처음 발표한 명단에는 45척이 포함됐으며 이달 20일에는 그 규모가 122척으로 늘었다.

문제는 PGSA 자체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5월 27일 PGSA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행정명령 13224호에 따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재무부는 PGSA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통항료와 항로 지시를 요구하는 활동을 문제 삼았다.

OFAC는 공식 질의응답 1249번에서 PGSA와의 협력이나 직간접 거래에는 "제재 위험이 수반된다(carries sanctions risk)"고 명시했다.

미국인과 미국 금융기관 등은 이란 정부나 혁명수비대에 통항료를 지급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미국인이 아닌 외국 기업과 금융기관도 제재 대상자와 특정 거래를 하는 경우 미국의 제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금상선이 이란의 통항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PGSA에 비용을 지급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미국 제재 규정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다만 장금상선 자체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지정된 것은 아니며, 이번 경고만으로 미국 제재 위반이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이란이 장금상선을 특정한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높은 운송 비중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가 해운 정보업체의 선박 추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금상선 소유 유조선들은 지난 9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약 1억56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통과 원유의 약 37%에 해당한다.

해운 전문매체 씨트레이드마리타임(Seatrade Maritime)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9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항 횟수의 약 47%를 차지했다. 이 같은 운송 규모가 이란의 집중적인 통항 규제 대상이 된 배경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사업상의 쟁점은 선박 운항 중단 여부뿐 아니라 화주와 보험사의 대응이다. 이란이 관련 선박 전체에 조치를 예고하면서 선박 소유·용선 관계, 기존 운송계약 이행, 보험 보장 여부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화주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험사가 보장을 중단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PGSA가 주장한 기존 7척에 대한 집행 조치도 외부에서 확인된 선박 피격 사건과 동일한 사안인지 불분명하다.

이번 사안은 이란의 일방적인 통항 규정 위반 주장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교차하는 문제다. 장금상선의 실제 부담은 이란이 예고한 조치의 범위와 집행 여부, 미국 제재 규정에 따른 거래 제한, 화주·보험사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그룹, 중앙일보 인수자금 어디서…CJ ENM·CJ올리브네트웍스 출자 득실은

    CJ그룹, 중앙일보 인수자금 어디서…CJ ENM·CJ올리브네트웍스 출자 득실은

    CJ그룹의 중앙일보 인수는 자금조달보다 주주 설득이 더 까다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자금을 부담하는 계열사와 사업적 이익을 얻는 계열사가 다를 경우 투자 명분과 수익 배분구조를 함께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CJ그룹의 재무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앙일보 인수에 참여하는 CJ그룹(회장 이재현)은 지주회사 직접 출자와 미디어 계열

    2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9.2%p 하락…누적도 소폭 개선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9.2%p 하락…누적도 소폭 개선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누적 손해율도 소폭 개선됐다.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올해 1~9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단순 평균 84.7%로 작년 동기보다 0.8%포인트(p) 하락했다.9월 손해율은 85.0%로 작년 동월 대비 9.2%p 떨어졌다.9월 강수량

    3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디에프 특별 세무조사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디에프 특별 세무조사

    국세청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면세점 운영사 신세계디에프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신세계인터내셔날 본사와 서울 중구 신세계디에프 사무실에 조사 인력을 보내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탈세 혐의 등 특정 사안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주로 담

    4
    CJ·신세계, 중앙일보 인수 다른 셈법…JTBC가 변수

    CJ·신세계, 중앙일보 인수 다른 셈법…JTBC가 변수

    CJ그룹과 신세계가 중앙일보 인수에 손을 잡았지만 투자 목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신세계는 재무적 투자(FI)를 내세우지만 중앙일간지가 지닌 정무적·대외적 가치도 무시하기 어렵다. 반면 CJ는 투자 부담을 나누면서 향후 JTBC와 콘텐츠 자산 확보에 나설 여력을 남기는 전략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주목된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5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천무 유도탄 공장 내달 4일 기공식…현지 생산체계 구축 본격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천무 유도탄 공장 내달 4일 기공식…현지 생산체계 구축 본격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방산기업 WB그룹과 추진하는 천무 유도탄 생산공장의 공식 기공식을 오는 11월 4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무기를 수출하는 방식에서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단계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24일 폴란드 경제전문매체 WNP와 현지 지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은 폴란드 서부 고르주프비엘코폴스키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