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비판’까지 받은 은행,..“과도한 이자장사서 벗어나나”

토요프리즘 / 이승섭 기자 / 2023-11-02 13:40:36
잇단 부정적 여론 속 대통령으로부터 질타 받은 은행권
올 상반기 이자이익 29조 원, 임직원 연봉 1억원 넘어
선진 금융기법으로 경쟁력 키우고 사회적 책임 강화해야

은행권이 여론의 호된 비판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여 가뜩이나 고금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와 소상공인 등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다 은행 간 자금 조달 경쟁이 가세하면서 예·적금 금리까지 덩달아 올라 향후 대출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우려를 낳는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엊그제 국무회의에 이어 어제도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 갑질과 독과점 형태를 잇따라 비판했다. 은행이 공공재라는 측면에서 서민들은 고금리에 허덕이는데, 은행은 사상 최고의 흑자 행진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5대 시중은행들은 올 상반기 이자이익이 29조원을 넘고, 작년 은행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임직원들에게 1조3000억 원의 성과급까지 지급했다. 고금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게 됐다.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속에 과도한 이자 장사로 사상 최대 이자이익을 열려 대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여론 악화 속 ‘갑질’ 질타까지 받은 은행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통한 손쉬운 영업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계대출자와 소상공인들이 경기 부진과 고금리에 허덕이는 반면 은행은 꼬박꼬박 이자를 챙겨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은행은 정부의 보호 아래 과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과거 외환위기 때도 그렇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은행들은 적자금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은행은 과도한 이자장사로 번 돈을 사회적 책임은 뒷전이고 직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형태에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

이런 부정적 여론에 대통령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어제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 카페에서 주재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은행이 과점체계를 이용해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것과 다름 아니다.

◇대출자는 고금리 부담, 은행은 성과급 잔치

은행에 이런 호된 비판이 제기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은행의 이익 규모와 임직원에 대한 처우 수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29조4000억 원이다. 금리 상승기에 예금 금리는 천천히 올리는 대신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려 예대마진에 따른 수익을 과다하게 올린 탓으로 볼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5대 시중은행 임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1006만원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스톡옵션을 포함할 경우 연봉이 1억3500만원에 달하는 인터넷 은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희망퇴직자에게는 위로금 명목을 들어 1인당 평균 3억5000만원이 지급됐다.

뿐만 아니다. 은행들은 작년 직원들에게 1조300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은행들이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 대출자의 고통은 외면하고 오히려 이익 추구에 열을 올린 것은 눈총을 사기에 충분하다.

◇ 대출 증가로 금리 추가 상승할 우려 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4조8000여 억원으로 9월 말 대비 2조4723억원이나 늘었다. 10월 증가 폭으로는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대출 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자 은행들이 금리 인상 카드를 잇달아 내놓아 우려를 낳는다. KB국민·우리·NH농협에 이어 신한은행도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 인상 대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가계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0,05%포인트 소폭 인상에 들어갔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높였고, 우리은행도 같은 상품군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축소해 사실상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은행들의 자금 조달 경쟁이 심해진 데다 가계대출 억제 압박으로 시중은행 대출금가 지표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를 보이는 가운데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13%대 금리를 적용하는 적금도 등장했다. 문제는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은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가뜩이나 고금리로 힘든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추가 인상하게 되면 부담이 더 가중되기 마련이다.

◇ 선진 금융기법 도입과 사회적 책임 다해야

은행들의 전체 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정도에 달한다. 거의 땅짚고 헤엄치기식이나 다름없다 은행마다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선진 경영기법 등을 도입하겠다고 외치지만 말 뿐이다. 손쉬운 영업방식을 두고 굳이 어려운 혁신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또 업무 영역을 확장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릴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쳬계화한 리스크 관리 등 경영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나아가 사회적 책임도 구호가 아니라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민금융 상품 확대와 취약계층대출자에 대한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가계대출자들의 고금리 어려움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은행은 수입·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타율적 순치 관행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승섭 기자
이승섭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승섭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