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단기 매매보다 오래 보유해야”

산업 / 양지욱 / 2026-07-17 13:34:11
“AI 성장할수록 메모리 수요 확대…한국은 제품 아닌 지능 수출해야”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과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오른쪽), 이재욱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왼쪽)이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해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장기 성장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7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의 ‘한국 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 대담에서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른다”면서도 “샀다 팔았다 하기보다 가만히 갖고 있는 것이 재산을 보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AI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현재 AI는 4살짜리 어린아이와 같지만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메모리가 계속 쓰일 수밖에 없다”며 “관련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주가 상승 속도에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전망이 좋아지면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며 “너무 빨리 오른 주가는 현실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AI 산업 전략으로는 미국과 중국을 정면으로 추격하기보다 한국만의 틈새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연결된 문제”라며 “미국은 성능과 품질을,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이 AI 연산비용을 중국보다 낮추기도 어렵고, 품질로 미국을 앞서기도 쉽지 않다”며 “국내에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위에서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응용 서비스와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기술 선택에 부담을 느끼는 국가를 공략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국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이나 AI 응용 서비스를 개발해 제3국에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만 계속 수출할 것이 아니라 컴퓨팅 용량과 AI 서비스를 함께 판매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상품이 아니라 지능을 수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보다 안전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새로운 수출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는 생각하는 힘과 적응력, 공감 능력, 신체적 실행력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미래 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대학을 나와야만 인재로 인정받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일부 채용에서 대학 졸업장을 필수 조건으로 두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일자리를 줄이는 도구로만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직원들이 반드시 일자리를 잃는 것은 아니다”며 “비용 절감부터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남는 인력을 어떤 새로운 업무에 투입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하지 않던 일과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만들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며 “직원도 특정 직무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인재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앞으로 한 사람이 한 회사와 직무에만 소속되지 않고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N잡러’와 프리랜서형 근무 방식이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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