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MTS인데 수수료 10배…증권사 ‘영업점 계좌=고수수료’ 관행 손본다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14 13:19:48
37개사 중 10곳 계좌 개설방식 따라 차등…관리계좌 자동지정 개선
수수료·서비스 비교 후 투자자가 직접 선택…내년 1분기 완료 목표
▲ 금감원 표지석 [연합뉴스]

 

같은 MTS로 거래하면서도 계좌를 어디서 만들었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10배 넘게 벌어지던 증권사 관행이 바뀐다. 영업점 계좌를 고수수료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하지 않고 투자자가 서비스와 비용을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7곳의 위탁매매계좌와 연금저축펀드계좌 매매수수료 부과기준을 점검한 결과, 온라인 개설 계좌보다 영업점 개설 계좌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증권사는 중복을 제외하고 10곳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계좌는 9개사, 연금저축펀드계좌는 7개사가 해당했다.

수수료 차이는 거래 방식보다 계좌 개설 방식과 관리계좌 지정 여부에서 발생했다. 일부 증권사는 투자자가 영업점에서 계좌를 만들면 상담·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매매수수료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직원의 도움 없이 MTS나 HTS로 직접 주문하더라도 온라인에서 개설한 계좌보다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금감원이 문제로 본 것은 수수료 차등 자체보다 투자자가 이를 충분히 알지 못하거나 다른 계좌를 선택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일부 증권사는 계좌 개설 과정에서 관리계좌와 비관리계좌의 수수료 및 제공 서비스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영업점에서 계좌를 만들면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돼 투자자가 수수료가 낮은 비관리계좌를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는 계좌를 개설하는 단계에서 선택지가 나뉜다.

증권사는 관리계좌와 비관리계좌 사이에 수수료 차이가 있으면 각 계좌의 매매수수료와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비교해 투자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약관이나 거래설명서에도 영업점·온라인 등 계좌 개설방식과 관리계좌 여부에 따른 수수료 부과기준을 구체적으로 담는다.

영업점에서 신규 계좌를 만드는 투자자는 관리계좌 지정 여부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영업점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수수료의 관리계좌를 이용해야 하는 구조는 사라진다. 상담이나 자산관리 서비스가 필요한 투자자는 관리계좌를 선택하고, 해당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은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낮은 비관리계좌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관리계좌 수수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담·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관리계좌를 선택하면 증권사는 해당 서비스 비용 등을 반영한 수수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

기존 투자자에 대한 안내도 강화한다.

증권사는 기존 고객에게 관리계좌 보유 여부를 알리고 필요한 경우 비관리계좌를 새로 개설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투자자는 비관리계좌로 금융상품을 옮길 수 있지만 이 경우 기존 관리계좌에서 제공하던 상담·자산관리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

이번 개선은 연금저축펀드계좌에도 적용된다. 장기간 자산을 운용하는 연금계좌는 거래가 반복될수록 수수료 차이가 누적될 수 있어 계좌 개설 때부터 비용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관련 약관과 업무절차를 정비하고 내년 1분기 안에 개선방안 이행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증권사별 이행 현황도 점검한다.

이번 제도 개선은 증권사의 매매수수료 수준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조치는 아니다. 영업점 계좌와 온라인 계좌의 수수료를 동일하게 만들도록 강제하는 것도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 과정이다. 영업점에서 계좌를 개설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수수료 체계를 자동 적용하지 않고, 투자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그에 따른 비용을 확인한 뒤 계좌 유형을 정하도록 바뀐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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