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생산 차질 우려 6%가까이 급등...韓주유소 기름값 14원 하락
| ▲중동전쟁의 확전위기가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하루새 6%가까이 급등했다. 사진은 가자지구를 향해 이동하는 이스라엘 기갑차량. <사진=연합뉴스제공>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며 대규모 군사작전을 예고하고 있다. 불붙은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 확대로 중동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며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6% 가까이 급등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며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8달러(5.8%) 껑충 뛰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역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9달러(5.7%) 오른 배럴당 90.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브렌트유는 지난 4일 배럴당 90달러선 밑으로 하락한 뒤 9일만에 다시 9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 이-팔 전쟁 이후 최대폭 상승...100달러 돌파설 고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도 불구, 석유 공급 차질 위험은 제한적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IEA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아직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 게 전혀 없다면서도 "국제 원유시장이 불확실성으로 가득차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작년 12월부터 시행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위반한 업체들을 처음으로 제재했다는 소식도 치솟는 국제유가를 제어하는데 실패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에 도달할 것이란 부정적인 관측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자바드 오지 이란 석유부 장관은 이날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상황을 고려할 때 국제 원유시장에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유가가 널뛰기를 한 후 이날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향후 가격 추이에 전세계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이후 주민들이 가자지구를 탈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전문가들은 일단 "전장 자체가 오일 생산지구가 아니어서 원유 공급이나 수요에 의미 있고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중동의 긴장 고조에 따른 일반적 리스크로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이번 전쟁이 인근 아랍 국가로 확산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세계적인 산유국 이란이 어떤식으로든 전쟁에 개입된다면 상황은 매우 극단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하마스의 뒷배에 대해 이란측이 공식적으로 부인했음에도 불구, 이스라엘은 이란이 배후세력이란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란은 전쟁 직후 하마스 지지를 선언했다. 상황적으로 언제든 이스라엘의 포문이 이란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 이란 참전 여부 변수...'정제 시차'로 국내 기름값은 하락세
특히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도발을 계속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란의 외무장관은 최근 레바논과 이라크를 방문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을 계속한다면 새 전선이 열릴 수 있다”며 이스라엘을 향한 경고성 발언을 했다. 이와함께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중동 국가들과의 연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중동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90달러 안팎으로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오히려 국내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경유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서 주목된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리터(ℓ)당 1782.32원을 기록했다. 14주만의 하락 반전이다. 지난 10월 2일 기록한 1796원과 비교해 약 14원가량 낮아진 것이다.
|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국내 전국 평균 기름값은 13일 14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휘발유값은 7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 10월 초 정점을 찍은 이후 14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유값 역시 추이가 비슷하다.
같은 날 전국 평균 경유값은 리터(ℓ)당1 1692.88원으로 10월 5일 1701원을 기록했는데 9원정도 하락했다.
이는 원유인 국제유가와 이를 정제해 만든 석유제품 가격인 휘발유·경유 가격이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휘발유·경유 제품 가격은 지난 9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 시세가 국내 석유류 판매가에 반영되는데 통상 2~3주가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에 기름값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름값의 하락세는 향후 계속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대를 돌파한데다, 단기에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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