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5.89% KAI 지분, 지배력은 아직…수은 26.41% ‘매각 계획 없다’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10-21 13:19:41
수은 26.41% 최대주주 유지…공정위 “한화 15.89%만으론 실질 지배력 부족”
▲ KAI 본관 전경 [KAI]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89%까지 늘리며 2대 주주로 올라섰지만 현 지분만으로 KAI의 경영을 좌우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26.41%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한화의 현재 지분율로는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전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AI 지분과 관련해 “현재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수은이 18억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을 발주하면서 KAI 민영화나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황 행장은 매각을 전제로 한 용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계획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혀 현재 지배구조가 장기간 그대로 유지될지는 열어뒀다.

관건은 한화의 15.89%가 실제 어느 정도의 영향력으로 이어지느냐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를 합쳐 KAI 지분 15.8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지분 확대를 통해 수은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가진 수은이다. 국민연금도 8.75%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8월 한화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하면서 현 단계에서 한화가 지분 15.89%만으로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분율만 놓고 보면 한화와 수은 사이에는 10.52%포인트의 차이가 있다.

15.89%에서 26.41%를 단순 비교한 수치다. 수은이 현재 보유 지분을 유지하는 한 한화가 추가 지분 확보 없이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서는 구조는 아니다.

한화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밝힌 만큼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은 이전보다 커졌다. 한화는 KAI와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수출 지원 등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참여'와 '경영 지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한화가 향후 KAI 지분을 추가 취득해 최다 출자자가 되거나 한화 측 임원이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겸임하는 경우, 또는 KAI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경우 새로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해당 단계에 이르면 기업결합 심사도 다시 받아야 한다.

현재 한화가 보유한 15.89%와 향후 KAI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단계 사이에 제도적 문턱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산업적인 이해관계는 이미 맞물려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KAI가 생산하는 T-50과 KF-21, 소형무장헬기 사업 등에 엔진과 항공전자 장비 등을 공급한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위성, 레이더, 유도무기 등에 강점을 갖고 있고 KAI는 전투기와 헬기 등 완제기 체계종합 역량을 보유한다.

두 회사의 사업 협력이 확대될 경우 항공우주·방산 밸류체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반면 부품 공급업체와 완제기 제작사의 관계가 지배구조로 연결될 경우 경쟁과 이해상충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도 변수다.

현재 KAI 지배구조의 핵심 변수는 한화가 15.89%를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수은의 26.41% 지분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수은은 당장은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적어도 현재로서는 '수은 최대주주·한화 2대 주주'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은이 향후 계획을 단정하지 않았고 한화 역시 경영 참여 목적을 명시한 만큼 추가 지분 변동 여부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KAI를 둘러싼 지배구조 논의의 다음 분기점은 인수설 자체가 아니라 수은 지분의 변화와 한화의 추가 지분 취득 여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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