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엽 취임 반년…금투협 재무제표는 여전히 비공개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7-13 12:41:33
'신뢰' 내세웠지만 홈페이지 공개 범위 변화 없어
회비 570억원·적립금 3800억원…첫 정기총회 의결 참여사 88% 위임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연합뉴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협회 자체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등 주요 경영정보는 여전히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당시 '신뢰·경청·소통'을 리더십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금투협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부 경영정보의 범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13일 금투협 홈페이지와 기존 보도를 종합하면 협회 자체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임원 보수, 업무추진비 등은 상시 공개자료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황 회장 취임 이후 이들 정보의 공개를 내부적으로 검토했는지도 공개자료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금투협은 일반적인 업계 이익단체와 달리 자율규제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회원사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투자광고와 약관을 심사하고, 회원사 조사·제재와 분쟁조정, 투자자 보호 업무를 담당한다. 금투협 자율규제위원회도 회원에 대한 조사와 제재, 건전한 영업질서 유지, 투자자 보호를 주요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5년 금투협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면서 예산 편성과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원사 회비로 운영되면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자율규제기구인 만큼 재무제표와 인건비 등 경영정보를 홈페이지에 적극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재도 금투협 홈페이지에서는 협회 자체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상시 확인하기 어렵다.

금투협은 재무제표를 외부에 공시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 투자자나 주주·채권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며, 총회 등을 통해 회원사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한 매체가 확보해 보도한 금투협의 2025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일반회계 수입은 753억원이었다. 회원사 회비가 57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수입 23억원, 이자·배당금 등 사업외수입이 160억원이었다.

일반회계 인건비는 317억원, 금융투자교육원 관련 연수회계 인건비는 52억원으로 전체 인건비는 약 370억원이었다. 임직원 250여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1억4760만원 수준이다. 이 금액에는 임원 보수 등이 포함돼 있어 직원 평균 연봉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는 없다.

2025년 말 일반회계 적립금은 3800억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사업목적준비금이 2121억6000만원, 기본재산이 1678억7100만원이었다. 기본재산에는 협회가 보유한 건물 가치가 포함돼 있어 적립금 전액을 현금성 자산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금투협은 정관과 총회 의결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정기총회에서도 기존 의결 방식이 유지됐다. 지난 3월 13일 총회에는 정회원 407개사 가운데 231개사가 의결권 행사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204개사인 약 88%가 의결권을 협회에 위임했고,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 회원사는 27개사에 불과했다.

적립금 이입과 처분도 별도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2025년도 사업보고서·결산보고서 및 수지차익처분계산서 승인의 건’에 포함돼 일괄 의결됐다. 금감원은 2015년 적립금의 근거와 목적, 필요성을 총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별도 안건으로 승인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투협 정관상 회장은 총회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황 회장 취임 이전부터 이어진 정보공개와 총회 운영 방식이지만, 현 체제에서 열린 첫 정기총회에서도 처리 방식에는 변화가 없었다.

황 회장은 취임 당시 한국 자본시장의 향후 10년을 설계하는 ‘K자본시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투협은 지난 4월 K자본시장포럼도 출범시키며 장기 성장전략과 단계별 이행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향후 재무제표와 임원 보수 등 내부 경영정보의 공개 범위를 확대할지, 적립금 관리와 총회 안건 처리 방식을 조정할지도 황 회장 체제의 운영 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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