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일타강사 버리고 나무예술가 삶을 택한 '정성욱 조각가'

문화·라이프 / 김병윤 기자 / 2023-08-14 12:33:11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다. 수많은 직업을 통해 인간은 먹고 산다. 우리에겐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 평양감사도 본인이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면 된다. 남들이 보기에 부러운 직업도 본인에게 별로인 경우도 많다. 인간사회는 이런 다양함 속에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남들의 부러움을 스스로 차버린 예술인이 있다. 화제의 인물은 정성욱(52) 나무예술가다.  

▲ 정성욱은 나무 본연의 결을 살리는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사진=정성욱 조각가>

 

정성욱은 유명한 일타강사였다. 전공은 수학이었다. 대치동과 분당 수험생에게 유명 인사였다. 1999~2010년까지 활발히 활동했다. 그야말로 대치동을 쓸고 다녔다. 수입도 많았다.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했다.

정성욱은 바쁜 일상생활에 점점 지쳐갔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일타강사에서 내려올 준비를 했다.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평소 관심이 있었던 나무에 멈춰 섰다. 나무를 통해 힐링을 느끼고 싶었다. 논현동 가구골목을 지나다 결정했다. 가구 재료가 아닌 나무 본연의 예술성을 살려야겠다고.

2018년 일타강사의 직을 내던졌다. 아쉬움이 없었다. 후련했다. 본인의 삶을 찾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정성욱은 2018년부터 3년간의 고된 수련기간을 거쳤다. 독학이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기계 작동을 배웠다. 하루 12시간씩 나무와 씨름했다. 나무의 결과 무늬를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방안을 연구했다. 가구용 재료가 아닌 나무 본연의 예술성을 살리기 위함이었다.

수련기간은 인고의 세월이었다. 조금만 가공을 잘못해도 나무는 불쏘시개로 버려졌다. 보관을 잘못해 나무가 갈라지기도 했다. 나무는 습기와 온도에 민감해서다. 비싼 나무가 버려질 때는 쓴 소주로 허전함을 달랬다. 배움의 과정이라 생각했다. 수련기간을 투자가 아니라 놀이라고 웃어 넘겼다.

정성욱의 주관은 확실하다. 옷은 원단. 가방은 가죽. 나무는 원목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정성욱은 원목구입에 발 벗고 나섰다. 악기제조 회사의 도움을 받는다. 최고급 악기 목재에서 탈락한 것을 선정한다. 원목은 미국에서 들여온다. 미국 북서부 한정된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다. 수령은 200~400년 사이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결과 무늬가 아름답다. 예술적 가치는 약간의 흠집 있는 나무가 좋다.

정성욱의 나무예술관은 뚜렷하다. 일반 목공과 확실하게 구분돼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목공은 가구와 주방용품 등 상업적 가치에 무게를 둔다고 지적한다. 가공을 통한 제품이라고 평가한다. 나무예술은 나무의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를 살리는 거라고 주장한다. 상품보다는 예술품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낸다.

정성욱은 나무를 가구에 한정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바라보는 미술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무 본연의 모습을 보며 힐링 할 수 있는 예술품을 만들고 있다.

정성욱은 지금까지 많은 나무작품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액자 위주의 작품을 창조했다. 특이한 점이 있다. 그동안 한 점의 작품도 팔지 않았다. 지인들에게 선물만 했다. 나무예술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제 작품을 기존의 공산품처럼 팔 생각은 없습니다. 판매한다면 예술품으로 팔 겁니다. 값싼 제품이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한 예술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경쟁상대는 국내가 아닙니다. 세계로 진출해야죠.”(정성욱)
정성욱의 꿈은 이미 5대양 6대주를 건너고 있다. 샤넬, 까르띠에 같은 유명 브랜드와 협업포부를 갖고 있다.

국내유일의 나무예술가를 자부하는 정성욱의 꿈이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토요경제 /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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