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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 전반 고물가로 통화 정책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남은 2년 임기도 미국의 금리인하 신중론에다 저성장 등의 문제로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지난 2년은 험난했다. 2022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 2023년에는 3.6%로, 최근 10년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기 대문이다. 남은 임기 2년도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의 삼중고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순틴치 않을 전망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경제전문가 이창용 총재가 혜안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24일 연합인포맥스가 보도한 ‘2023년 전문가 대상 한국은행 평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은행은 대외 이미지 평가는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업무 충실도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보고서는 한국갤럽이 한은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경제전문가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수행에 대한 평판을 조사하는 자료다. 평가 항목은 통화신용정책 수립 및 진행, 금융 안정, 지급 결제, 화폐 발행, 경제전망 유용성, 경제통계 유용성, 외환시장 안정 및 외화 보유액 운용, 대외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이미지 다소 하락에도 역할 충실도는 국내외서 ‘호평’
우선 통화신용정책 수립 및 진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63.7%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긍정적 이미지가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부족'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도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53.1%에 달했다.
대외 이미지 평가도 다소 하향했지만, 중앙은행으로서의 충실도 평가는 긍정적이 74.6%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늘었다. 경제통계 유용성 긍정 평가와 외환시장 안정과 외화보유액 운용 업무의 긍정적 평가는 같은 기간 대비 5.9%포인트, 5.8%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국외에서 평가는 더 긍정적이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초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 계열 더뱅커가 선정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올해의 중앙은행장’에 선정됐다. 한은 총재로서는 첫 선정이다. 더뱅커는 “이 총재가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했고, 한국의 물가상승률 둔화속도를 다른 선진국보다 빠르게 만들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 명문가 출신 키다리 경제전문가, 글로벌 ‘인사이더’
이창용 총재는 1960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교수를 역임하다 금융위원회 1대 부위원장, G20 기획조정단 단장,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 태평양 담당국장 등을 역임했다. 경제 연구와 정책 개발, 금융 감독 등을 거치며 국제금융과 경제발전 분야 요직을 거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경력을 제외하더라도 이창용 총재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우선 신사임당의 아들, 우리에겐 율곡 이이로 알려진 그의 동생 옥산 이우의 16대손이다. 2008년 강릉 오죽헌에 위치한 시립박물관에 100억 원 상당의 신사임당 화첩 등 유물을 기증하기도 했다.
또한 하버드대 재학시절 사상 최연소 교수 로버트 서머스(1954년생)에게 수학해 서머스와 사제지간이다. 해당 인연으로 이 총재는 서머스가 미국 재무장관으로 2013년 방한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를 주선했다.
190㎝의 장신으로 농구와 테니스, 배구 등 운동을 두루 좋아하고 노래도 무척 즐기는 인사이더다.
◆ 임기 반환점, 이창용 총재에게 남은 과제는?
남은 임기 2년 이창용 총재의 과제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3.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1년 이상 기준금리 3.5% 동결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남은 임기 동안 이같은 동결 기조를 이어가기가 쉽지는 않다. 물가는 잡히지 않는 데다 중동지역 분쟁 위험에 국제 유가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달 미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직접적으로 유가가 90달러 밑에 머물지, 더 크게 오를지가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자, 미국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국내 기준금리 역시 인하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총재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분기 기준 경제전망 경로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전망의 오차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더라도 경제주체들이 중앙은행 전망의 전제조건을 이해해 정책 변화방향을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 요인을 세심히 살피며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 긴축 기조의 지속 기간과 최적 금리 경로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물가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 부실 위험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창용 총재 역할의 어깨가 그만큼 더 무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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