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재 '아동인지발달 8단계'…미술관에서 아이의 생각은 어떻게 자라나

문화·라이프 / 마리아김 칼럼니스트 / 2026-08-24 12:49:55
미술놀이를 감각·언어·관계의 성장 과정으로 설명…아빠 역할도 공동 양육으로 제시
▲ 윤송 이봉재 작가가 '아동인지발달 8단계'의 관계와 학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봉재 유튜브 캡처]

 

아이의 미술 경험을 인지발달 과정으로 풀어낸 아동교육서가 나왔다. 미술을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성장 과정으로 본 책이다. 아빠의 역할도 엄마를 돕는 보조자가 아니라 아이의 변화를 함께 살피는 양육자로 설명했다.

화가이자 아동 놀이미술교육 개발자인 윤송 이봉재가 '아동인지발달 8단계'를 펴냈다. 저자는 아이의 배움이 8단계를 거쳐 자란다고 본다. 아이는 냄새와 소리, 촉감, 색, 온도, 무게 같은 감각을 통해 주변 사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형태를 보고, 손으로 재료를 만지고, 그것을 선과 색, 면과 덩어리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감각이 생각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아이가 자신이 만든 형태에 '집', '길'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도 중요한 발달 과정이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것을 말과 의미로 정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술관도 같은 맥락에서 다룬다. 미술관을 작품 정보를 외우는 장소로 보지 않는다. 아이가 다른 작가의 시선과 표현 방식을 만나는 공간으로 본다. 작품의 색과 형태를 보며 “왜 이렇게 그렸을까”를 묻고,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다양한 생각을 접하게 된다.

▲ 이봉재 작가의 '아동인지발달 8단계'. [이봉재아트랩 ]

 

저자는 아빠의 양육 참여도 강조한다. 아빠를 엄마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아이가 무엇을 느끼는지,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지금 어떤 변화를 겪는지 함께 읽어야 하는 공동 양육자로 본다. 출산 이후에야 아빠 역할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양육의 시간과 책임을 나누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아빠의 양육도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창의성과 인성도 따로 나누지 않는다. 아이가 본 것을 자기 방식으로 나누고 다시 구성하는 힘은 창의성이다.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과정에서는 협력과 책임, 자기조절을 배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빠른 진도가 아니다. 아이를 다음 단계로 서둘러 밀어 올리기보다, 지금 단계가 충분히 자랄 수 있도록 기다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를 평가하기 전에 현재 필요한 관계와 환경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아동인지발달 8단계'는 부모와 조부모, 교사, 위탁양육자를 주요 독자로 한다. 저자는 향후 책과 연계해 예비 아빠 양육 북토크, 부모·조부모·교사 대상 강연, 미술·창의성 강연, 미술관 관람형 프로그램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토요경제 / 마리아김 문화전문기자 kimjjyy10@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