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열리는 북극...東西 경쟁의 새 격전지 부상

국제 / 김태관 / 2023-06-01 12:12:32
지구온난화로 선박운항 여건 호전…경제·군사적 요충지 떠올라
러·중 북극 중시, 영향력 확대...미국과 북유럽 4개국 연합 전선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며 북극해의 바닷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이 동서 진영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일대의 바닷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수온이 올라가 예전보다 얼음이 덜 열면서 선박 운항이 갈수록 용이해지고 있는 것이다.


북극해의 새로운 항로 개척이 점차 쉬워지면서 북극해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러시아, 중국과 미국과 유럽 강대국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 자원의 보고인 북극해가 무역과 군사적 요충지로 부상하면서 북극해가 신냉전 시대의 동서 진영간 갈등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극해의 선박 접근성 확대가 결국 이 일대를 강대국 간의 새로운 경제적, 군사적 경쟁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 기후변화 맞물려 북극해일대 장차 '퍼펙트스톰' 예고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북극이 서방과 러시아, 중국 간 확대되는 무역 경쟁과 군사전략 경쟁에 노출됐다면서 지구온난화가 이같은 동서 경쟁을 가속화하고 증폭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극해는 북극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에 둘러싸여 있는 바다다. 약 1257만여km²의 면적으로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극해와 함께 5대양에 포함된다.


북극해는 극지방의 강한 추위로 연중 얼어있는 경우가 많아 그간 항해가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빠르게 녹기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항로가 열릴 가능성이 크개 높아졌다.


특히 북극해는 태평양과는 베링해협으로 이어지며 대서양과는 케네디해협, 배핀만, 데이비스해협, 덴마크해협, 노르웨이해로 연결된다. 항해가 자유롭게 이뤄지면 경제적, 국사적 요충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극해의 바닷길이 머지않아 활짝 열릴 것이란 전망 속에서 최근들어 세계 열강들이 북극 일대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치열하다. 다가오는 북극해시대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군사적 입김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북극해가 가장 넓게 맛닿아 있는 러시아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는 북극권 영토에서 주둔군을 철수시킨 상태지만, 공군력과 함대, 핵잠수함, 핵미사일 기지는 여전히 유지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마티 페수 연구원은 이와관련,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군사적 우위에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포위되지 않은 북극을 점점 더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페수 연구원은 러시아의 호전성과 기후변화가 맞물려 북극해 일대에 장차 '퍼펙트 스톰'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5일 노르웨이 입항한 미국의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나토국들과 연계, 북극해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이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러·중 입김 강화에 서방진영 적극 대응 움직임

세계 패권을 노리며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 역시 북극해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비록 북극해와는 물리적 거리가 멀지만, 스스로를 '근(近) 북극 국가'라고 선언하며 북극권을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포함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바 있다.


중국은 2018년경부터 핀란드의 항구와 그린란드의 광산을 적극 매입하고 나섰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덴마크를 향해 그린란드 매입을 제안한 계기가 됐다고 대서양위원회의 안나 비슬란더 북유럽 담당 국장은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해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서자 직접 이해당사국인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4개 나라는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단체 행동에 나선 모습이다. 북유럽 4개국이 최근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고자 공군력을 합쳐 공동 운용하기로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세계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전면 견제에 나선 미국이 가만히있을 리 만무하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들과 함께 북극권에 대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나토는 이미 2018년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항에 근거지를 둔 새 작전사령부를 창설했으며, 새 사령부는 대서양 항로와 스칸디나비아반도, 북극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북극 일대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특별히 강조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스웨덴을 방문하던 중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와 스웨덴의 조속한 나토 가입 승인을 거듭 촉구하며 세확산에 나섰다.


이처럼 북극해를 둘러싼 동서 진영의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신냉전 이전에 북극 관련 국가 간 이슈를 다루는 비군사적 협의기구로는 미국, 러시아 등 8개국으로 구성된 북극위원회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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