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증시침체에 K반도체 시총랭킹 흔들...'톱100기업' 숫자 일본·대만에 밀려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10-24 12:11:45
전경련 분석 결과 삼성·하이닉스 반도체 시총랭킹 2~4계단 하락...한국 증시의 구조적 문제와 이익률 낮은 게 주원인
▲증시 폭락에 물가·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세계 시총 100대 반도체기업에 한국업체는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급락 장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을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하이익스가 세계 100반도체기업 시총순위가 급락, K반도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혹한기'로 비유될만큼 반도체 시장 불황이 고조되면서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유한 메모리부문의 수요감소와 평균판매가격(ASP)하락이 두드러져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다.


올들어 극도의 부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삼성과 하이닉스와 달리 대만의 TSMC는 독보적인 파운더리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나타내며 반도체업종 시총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IQ에 기반, 시가총액 상위 100대 반도체기업의 경영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몇년 사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총 순위 하락이 눈에띈다.


2018년 글로벌 시총 순위 1위에 오르며 K반도체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던 삼성전자는 현재 대만 TSMC, 미국 엔비디아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SK하이닉스는 4계단이나 하락, 19위에 머무렀다. 톱20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 분할한 SK스퀘어는 80위에서 100위로 순위가 추락했다.

삼성·하이닉스, 엔비디아·TSMC에 이익률 열세
삼성과 하이닉스의 시총이 더 하락한 것은 반도체 중에서도 업황이 가장 안좋은 메모리의 비중이 높은 것이 주식투자 심리를 더 위축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시장이 총체적 부진의 늪에 빠져있지만, 메모리 분야가 상대적으로 더 부진하다는 방증이다. 결국 비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TSMC(파운더리)·엔비디아(시스텝반도체)의 주가가 삼성, 하이닉스에 비해 덜 빠졌다는 의미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독특한 구조도 한 몫 한것으로 보인다. 외국투자자 비중이 높다보니 미국의 금리폭등과 원달러 환율 급상승으로 인해 한국증시가 다른 글로벌증시에 비해 더 부진한 것이 삼성과 하이닉스의 시총을 더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TSMC, 엔비디아, AMD 등 비메모리분야의 반도체업체들의 세계 시총랭킹 순위상승이 눈에띈다. <자료=전경련 제공>


그렇다고 결코 증시 탓만 할수도 없을 것같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외형면에선 TSMC나 엔비디아에 앞서 있지만,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이익률 면에서 열세에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 하이익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2018년 16.3%에서 지난해엔 14.4%로 1.9%포인트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미국, 일본, 대만이 각각 3.9%p, 2.0%p, 1.1%p씩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는 높은 인건비와 법인세율 등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지만, 주식투자자 입장에선 매출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적극적인 매수를 가로막는 장애물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국내업체들은 연구개발(R&D) 투자비율도 지난해 8.3%로 미국, 일본, 대만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시장이 혹한기라지만, 국내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시총 하락률이 높은 것은 경쟁사 대비 수익률이 낮은 이유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채산성확보·법인세율개편 등 구조적 문제 해결돼야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근본적인 구조는 인위적으로,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채산성을 높이는 것은 기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국내업체들이 몸집을 키우는 데만 주력하지 말고 이익률을 높이는데 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는 의미다.


전경련측은 "R&D 투자비율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에서 높고, 한국과 대만이 주력하는 메모리·파운드리에서는 낮은 경향이 있다"면서 "법인세 부담률이 한국이 지난해기준 26.9%로 미국(13.0%), 대만(12.1%)의 2배 수준에 달해 높은 법인세가 이익률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 기업의 시총 순위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는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세 부담이 한몫했다"고 전제하며 "반도체산업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보다 공세적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에 한국기업은 삼성, 하아닉스, SK스퀘어 등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중국은 42곳으로 압도적 1위에 올랐고 미국(28곳), 대만(10곳), 일본(7곳) 등도 한국보다 크게 앞서 있다. 반도체 저변확대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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