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LG엔솔'이 밀어올린 LG그룹...그룹 시총랭킹 2위 도약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11-01 11:59:29
11개 LG 계열상장사 시총합 200兆 첫 돌파, SK·현대車 제쳐
현중·한화 향후 순위 변동의 최대 변수로 떠올라
▲대기업집단 상장사의 시총이 올해만 328조가 증발된 가운데 LG그룹이 2위로 도약했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LG그룹은 자산총액으로 매겨지는 국내 대기업집단(그룹) 랭킹에서 만년 4위다. 2000년대초까지만해도 삼성, 현대와 치열하게 '덩치 싸움'을 벌였던 그 LG가 이젠 아니다. 사업구조조정, 즉 '빅딜'과 오너家와 형제간의 잇단 계열분리 과정을 거치며 몸집이 쪼그라든 결과다.


그러나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LG그룹을 국내 대기업집단 중 전체 2위로 밀어올렸다.


LG그룹으로선 '엔솔 효과'에 힘입어 비록 상장계열사 시총을 합친 기준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SK와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독보적 1위 삼성에 이어 대그룹 랭킹 2위로 도약한 것이다.


LG화학에서 분리, 독립해 올 1월27일 첫거래를 시작한 LG엔솔의 시총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의 견고한 성장세 힘입어 총체적인 폭락 증시를 견뎌내며 LG그룹의 대약진을 이끌어냈다.


1일 오전 10시55분 현재 LG엔솔의 시총 127조 9980억원이다. 재계 랭킹 2, 3위를 다투는 SK그룹 전체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며 현대차그룹 전체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

SK·현대차 전체에 버금가는 시총이 날라간 삼성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6개 대기업집단 중 70개 그룹 상장사 303곳의 시총을 분석해 1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이들 기업의 시총은 총 1458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1월 3일)와 대비 18.4% 감소하 것이며, 금액으로는 328조6421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 상장사 전체 시총은 2664조6935억원에서 2111조1838억원으로 553조5097억원(-20.8%) 줄어들었다. 70개 대기업 집단 중 80%에 육박하는 55개 대기업 집단의 시총이 감소한 탓이다. 이중 카카오, 네이버, 넷마블, 크래프톤 등 게임·IT플랫폼 기업들이 일제히 50% 이상 시총이 쪼그라든게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부동의 1위 삼성그룹의 부진이 전체 대기업집단 시총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의 16개 상장사 총 시총은 연초 671조1624억원에서 541조845억원으로 무려 129조3579억원(-19.3%) 줄어들었다.


SK와 현대차그룹 상장계열사 전체 시총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가 사라진 셈이다. 유달리 눈에띄는 곳은 삼성전자로 연초대비 시총이 127조1563억원(-27.1%)이 날라갔다. 삼성전기(-5조7140억원, -39.3%), 삼성SDS(-2조6695억원, -22.0%) 등 10개 상장사는 시총이 감소했고 삼성SDI(5조2948억원, 11.8%), 삼성바이오로직스(2조721억원, 3.4%), 삼성생명( 5800억원, 4.5%) 등 6개 상장사는 시총이 소폭 증가했다.


삼성과 달리 LG그룹은 LG엔솔을 제외한 전 계열사 시총이 크게 하락했지만, LG엔솔 하나로 모든 것을 만회하고도 남을만한 임팩트를 내며 2위를 차지했다. LG는 지난해 LX그룹의 계열분리로 시총이 약 5조원 줄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124조4880억원이 더해지며 그룹 시총이 첫 200조원을 돌파하며 4위에서 두계단 뛰어올랐다.


LG생활건강(-9조3709억원, -54.3%), LG전자(-9조7534억원, -42.7%), LG디스플레이(-4조3832억원, -49.6%) 등 LG엔솔을 제외한 LG그룹의 나머지 10개 상장사의 시총은 줄줄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IT플랫폼·게임그룹들 거품 논란 속 '동반 몰락'
LG그룹과 선두 삼성의 격차는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3~4위 SK그룹·현대차그룹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SK, 현대차 등의 간판 계열사들의 업황이 좋지않아 주가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LG엔솔 효과는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LG엔솔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라이벌 중국업체들이 미국의 집중 견제로 주춤해진 탓에 상당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게다가 글로벌 총체적 경기침체에도 아랑곳없이 전기차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에 2위 자리를 내준 SK그룹은 간판 계열사인 반도체업체 SK하이닉스의 부진 탓에 총 20개 상장계열사의 시총이 연초 대비 77조5565억원, 무려 36.9% 줄어든 132조3414억원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역시 10개 상장사 시총합계가 18.7% 감소하며 총 105조6177억원에 머물렀다. 2위 LG의 절반도 안되는 저조한 수준이다.


5위는 포스코그룹이 차지했다. 포스코그룹은 6개 상장 계열사들의 시총은 40조2122억원으로 연초(39조9912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포스코그룹에선 2차전지 소재 업체인 포스코케미칼이 연초 대비 39.4%의 시총상승률을 나타내며 포스코그룹의 전체 시총의 하락을 저지했다.


이번 리더스인덱스 대기업집단 시총 집계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IT플랫폼과 게임 관련 그룹들의 몰락이다. 이들 그룹은 70대 그룹 전체와 상위 10대그룹의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50% 이상의 시총 감소세를 보였다.


대그룹 시총 경쟁 구도를 뒤흔들만한 엄청난 규모의 시총이 증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열풍이 불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한 거품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미국을 시작으로 강하게 휘몰아치고 있는 신기술업종의 상대적 부진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선·방산 특수, 현중과 한화그룹 상승세 주목
가장 부진한 곳은 카카오그룹. 5개 상장 계열사의 시총이 연초 110조5376억원에서 37조3903억원으로 무려 73조1473억원이 허공속으로 날아갔다. 연초 대비 시총 합계가 무려 66.2%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간판 카카오가 지난달 '카톡대란' 여파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그룹 전체 시총의 3분의 2가량이 증발했다. 그룹 랭킹도 연초 5위에서 7위로 2계단 미끄러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부진하기는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선의의 경쟁속에 플랫폼 바람을 일으키며 연초에 그룹 시총랭킹 6위까지 올랐다가 지난달말엔 26조2478억원 감소한 35조4346억원을 기록하며 9위로 추락했다.


네이버의 시총 감소율은 카카오엔 약간 못미치는 57.4% 수준이다. 게임대장주이자 '배틀그라운드' 신화로 대그룹 반열에 오른 크래프톤 역시 시총이 연초 대비 61.9% 폭락했으며 게임계 빅3중 하나인 넷마블도 51.9% 급감했다.


이에 반해 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은 각각 연초 대비 6.2%, 0.1% 시총을 늘리며 각각 8위, 10위에 랭크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중과 한화는 주력업종이 요즘 소위 잘나가는 조선과 방산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어 향후 주가 강세가 예상된다. 

 

대그룹 시총랭킹 구도변화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한화는 세계 조선업계 빅3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적지않은 시총 증가와 함께 대폭적인 순위상승이 기대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대기업집단들이 여러 상장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결국 그룹의 총 시총을 좌우하는 것은 각 그룹의 간판종목일 것"이라고 전제하며 "이들 간판기업의 업황과 실적이 결국 향후 시총기준 그룹랭킹 구도를 바꾸게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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