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가·금리 오르고, 집값·소비 떨어질 것"...소비자 불안심리 '악화일로'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2-10-25 11:51:09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금리·주택·소비 등 관련 지수 일제히 '빨간불'...기대인플레율 3개월만에 상승 반전
▲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달만에 상승전환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란 불안감의 표현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마트에서 장보기가 겁이난다고 아우성이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앞으로 물가와 금리는 더 오를 것이고, 집 값과 소비는 더 하락할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 경제를 내다보는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모든 지표가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경제는 소비자 심리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 대한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여전히 빨간등이 켜져있다.


우선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기업 및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예상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이게 높다는 것은 향후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가상승 우려감 3개월만에 다시 고개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월 4.2%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 측정은 매월 일주일 동안 한국은행이 전국 56개 도시 22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는데, 이번 조사는 지난 7∼17일, 전국 2321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다 8월(4.3%), 9월(4.2%) 두 달 연속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10월 들어 다시 반등한 것이다. 물가 상승 우려감이 다소 고개를 든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의 연이은 인상과 유가 상승세 지속 등으로 인해 고물가 흐름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적자 누적에 따른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전이 단계적인 전기요금 인상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 등 연쇄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 유가 등 에너지가격도 불안하다. OPEC 등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스는 최대생산국 러시아의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고공비행을 계속중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5%대로 높은데다 10월 전기 및 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됐고 원유 감산 합의 소식도 있었다"면서 "미국 금리 및 환율 상승 등 대외요인도 심리적인 영향을 줘 기대인플레가 오른것같다"고 분석했다.

 

美기준금리 대폭 인상 예고에 금리전망도 비관적

소비자들의 금리 전망도 어둡다. 10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50으로 전달 대비 또 3포인트 올랐다. 금리전망지수는 6개월후를 예상하는 수추인데,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가 100을 웃돈다. 즉, 10월 금리전망지수가 150이란 얘기는 내년 4월 이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뜻이다.


금리전망지수가 9월보다 높아진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을 전망한 이들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금리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또다시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는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11, 12월 두차례의 기준금리 조정을 위한 FOMC회의를 앞둔 미국은 최소한 연말까지 1.25%포인트 이상의 금리상승이 확실시된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FOMC가 연말까지 두차례 남은 기준금리 결정에서 자이언트스텝(0.75%인상)과 빅스텝(0.5%인상)을 각 한번씩 채택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2번 모두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미국의 금리와 동조화 현상, 즉 '커플링효과'로 인해 한국은행도 고금리 행진을 계속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물가와 금리의 고공비행이 계속된다는 판단은 결국 집값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고금리 여파속에 아파트매매가격 하락,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가 64로 전달 보다 또다시 3포인트 떨어졌다. 8월부터 석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리 인상, 거래 절벽 등의 여파로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하락 중인 가운데, 소비자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추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등 주요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012년 6월 11일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CCSI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하락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물가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88.8로, 9월(91.4)보다 2.6포인트 하락하며 90 선이 또다시 무너졌다. CCSI는 7월 86을 저점으로 8월 88.8, 9월 91.4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가 석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주요 개별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선 9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소비지출전망(110)만 전달 대비 1포인트 올랐고, 현재생활형편(83·-2포인트)과 생활형편전망(84·-2포인트), 가계수입전망(94·-2포인트), 현재경기판단(47·-3포인트), 향후경기전망(56·-6포인트) 등 모든 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 금리, 집값 등은 소비자 심리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인인데, 이들 지수가 총체적으로 부진하다보니 소비자심리지수가 오를릴 만무하다"며 "현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해볼때 당분간 소비자 관련 지수가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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