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글로벌 복합위기 속 흔들리는 수출..."수출 너마저..?"

체크Focus / 양지욱 / 2022-07-01 11:41:01
사상 최대 무역적자에 수출 증가율 둔화세...전경련, 12대 주력업종 하반기 수출 0.5%↑ 예측
▲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수출이 불안하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게 수출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아랑곳없이 수출은 고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이랬던 수출의 성장세가 꺾인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경제마저 흔들릴 수 있다. 2% 중반까지 낮춰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모연하다.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는 무역적자 규모도 눈덩어처럼 불어날까 걱정이다.


수출 시장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원자잿값 등 비용이 일제히 폭등해 국내기업의 대외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는 갈수록 위축되는 추세다.

15개월만에 수출증가율 한 자릿수대 추락
불안한 수출에 대해 정부도 인정한다. 경제사령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오전 인천 남동공단에서 수출기업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복합적인 경제 위기를 타개할 여러 방안이 있지만, 수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며 "그런데 "하반기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강조했다.


수출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나전쟁 여파 속에서도 승승장구했던 수출 기세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꺾였다. 지속적인 두자릿수대의 성장률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수출이 15개월만에 한 자릿수대로 주저앉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577억300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4%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 대란 속에서도 작년 3월부터 올 5월까지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던 수출성장세가 갑자기 둔화됐다.


조업일 수 감소와 화물연대의 부분 파업 등에 따른 주력 제품의 생산 차질이 1차 원인이다. 주요 수출제품 중에서 유가파동의 반대급부로 고성장세를 보인 석유화학(81.7%)을 제외하면 반도체(10.7%), 철강(5.4%), 자동차(-2.7%), 일반기계(-11.7%) 등이 총체적 부진에 빠진 형국이다.


반대로 수입은 크게 늘었다. 상반기 총 수입액은 602억달러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에너지류가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63.7% 폭등한 탓이다. 마치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대란의 직격탄을 맞은 꼴이다.


주목해야할 것은 작년 6월 이후 13개월 연속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적자폭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4개월 연속 수입액은 600억달러를 넘어서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은 둔화되는 데, 수입은 큰 폭으로 늘다 보니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6월 무역적자는 24억7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는 103억달러로 늘어났다. '사상 최대'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쓴 것이다.

수출기업들, 하반기 수출 '비관적' 전망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더 어둡다는 것이다. 글로벌 원자재 수급난과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하반기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가 더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2 하반기 수출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12대 주력 수출업종은 반도체를 필두로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이다. 우리 경제와 수출을 사실상 견인하고 있는 기간 산업군이다. 이런 수출기업들이 하반기 수출이 어려울 것이란 점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수출기업들의 비관적 전망 이유로는 예상대로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를 주요 요인이다. 조사대상업체의 41.2%가 원재자 파동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꼽은 것이다. 다음으로 '해상 및 항공 물류비 상승 등 공급망 애로'가 21.9%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석유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8%, 2.9%, 1.1% 감소할 것으로 봤다. 바이오헬스, 자동차·자동차부품, 일반기계·선박 등 나머지 업종은 증가할 것으로 봤는데, 모두 4% 미만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 및 세계 교역 활성화(45.1%),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승(21.3%),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16.4%) 등으로 수출 증가요인도 적지 않지만, 대체로는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중장기적 '수출진흥대책' 수립 서둘러야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이대로 뒀다간 경제위기가 더 가속화할 거란 절망감에서다. 당장 정부는 오는 3일 수출 활성화 방안을 위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예약했다. 이를 통해 수출애로 해소와 하반기 수출 재도약을 위해 즉시 추진할 필요가 있는 지원대책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출이 계속해서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이고 구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중장기 수출 촉진 방향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수출이 이처럼 불안하긴 하지만, 아직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그리 비관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핵심 주력 업종의 수출이 아직은 견고하다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등이 특히 잘나간다. 자동차 역시 내수는 침체지만,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수출이 정말 심각한 침체에 빠지기 전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는 이를 위해 정부가 원자재 공급망 확보, 수출 물류 애로 해소 등 직접적으로 업계에 보탬이되는 수출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한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은 철저한 수출 중심 국가다.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경제구조상 수출이 부진하면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매일 외풍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의 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인 수출 진흥 대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ook618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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