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독주’ 흔들린다…국내 제약사, 주사 대신 ‘패치·알약’ 신무기로 반격

산업 / 최성호 / 2025-10-06 11:32:48
대웅·대원·동아, 마이크로니들 비만 패치 잇단 임상 진입
일동·케어젠·한미, 경구형·근육보존형 신약 도전
▲복부 비만/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위고비 독주’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주사제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을 깨고 붙이는 패치·삼키는 알약 등 새로운 제형으로 무장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GLP-1 주사제의 한계를 보완하며, 글로벌 빅파마의 인수전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 중인 비만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최근 국내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세마글루타이드(GLP-1 계열) 성분으로 구성된 미세바늘이 피부에 녹아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주 1회 부착만으로 효과를 낸다.


주사 바늘에 대한 거부감이 큰 환자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대원제약 역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문기업 라파스와 협력해 ‘DW-1022’를 개발 중이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주사제를 패치 형태로 전환한 치료제로, 기존 주사제의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동아에스티도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사 주빅(JUVIC)과 함께 비만 치료용 패치 제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며, 임상 1상 톱라인 결과에서 평균 9.9%, 최대 13.8%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혈당 강하와 체중 감소를 동시에 확인하며, 경구형 비만약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케어젠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의 경구형 체중감량 펩타이드 ‘코글루타이드(Coglutatide)’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주사제가 아닌 알약 형태의 GLP-1 치료제로, 복용 편의성과 순응도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지방만 줄이는 차세대 치료제 ‘HM17321’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GLP-1이 아닌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우로코르틴(UCN)-2 유사체로, 기존 위고비류의 부작용인 근육 감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계획을 제출했으며, 2031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개발사 디앤디파마텍도 근육 손실을 억제하면서 지방을 줄이는 펩타이드 기반 신약 연구를 병행 중이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화이자(Pfizer)는 지난달 비만 치료제 개발업체 멧세라(Metsera)를 최대 73억달러(약 10조1,6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자체 개발 중이던 비만 치료제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이 임상 실패로 중단되자, 인수·합병을 통한 재진입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에서는 화이자의 이번 행보를 “위고비·오젬픽 등으로 형성된 GLP-1 독주 체제를 흔드는 시그널”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패치형·경구형·근육보존형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포스트 위고비 시대’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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