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중국 공장 증설·기술 고도화 허가에 부정적
IPO 검토 중단에도 투자 필요성 유지…자금조달 방식 미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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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코도바에 위치한 솔리다임 글로벌 본사 건물.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 자회사인 솔리다임은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솔리다임] |
SK하이닉스가 미국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다롄공장의 장비 반입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생산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중국 내 생산시설의 증설과 기술 고도화는 제한하고 있어 투자 협의와 수출허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블룸버그통신(Bloomberg)에 따르면 SK하이닉스(곽노정 대표)의 미국 낸드 사업 손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은 미국 상무부와 450억달러 규모의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을 협의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솔리다임이 미국 공장 투자에 앞서 중국 다롄공장에 추가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의 허가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솔리다임은 다롄공장의 생산과 매출 확대가 미국 신규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미국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미국 투자 규모가 1000억달러에 근접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450억달러를 포함한 투자 규모와 부지, 착공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솔리다임 역시 여러 지역에서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의에서 주목할 부분은 다롄공장의 장비 반입 목적을 미국 정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지난 15일 SK하이닉스가 다롄공장 내 모듈B(Mod B) 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추가 반입하기 위한 허가 문제를 미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듈B는 2023년 완공됐지만 당시 메모리 시장 침체로 장비 설치를 마치지 못한 생산시설이다. 일부 장비가 설치돼 있으며 추가 장비를 투입할 공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적용하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제도상 예외를 폐지했다.
BIS는 당시 기존 공장의 운영을 위한 장비 수출허가는 허용하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고도화를 위한 허가는 내줄 계획이 없다(BIS does not intend to grant licenses to expand capacity or upgrade technology at fabs in China)"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시설의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장비 반입인지, 실질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인지에 따라 허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다롄 모듈B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No capacity expansion is being sought for the Dalian Mod B)"고 설명했다. 장비 설치 역시 미국 정부와의 협의 및 승인 아래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다롄공장 운영을 위한 올해 장비 수출허가를 발급했지만 허용 물량에 제한을 뒀다. 로이터 보도 당시 내년도 추가 장비 반입에 필요한 허가는 아직 발급되지 않은 상태였다.
미국 신규 공장 투자와 중국 기존 생산시설의 운영 문제가 맞물리면서 향후 장비 반입의 승인 범위가 투자 협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두 사안을 연계한 협상 내용은 익명 관계자들의 설명으로, 미국 정부가 특정 허가를 조건으로 투자 약속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자금조달 방식도 확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했다. 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을 고려한 결정으로,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확보 필요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곽노정 대표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에서 IPO의 목적이 솔리다임 생산시설 확충을 위한 외부 자본 확보와 모회사의 투자 부담 완화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자금 여력은 확대됐다. 28일 발표한 3분기 연결 매출은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은 83조3338억원이다. 9월 말 현금성자산은 114조5000억원, 차입금은 15조8000억원으로 순현금은 9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확보한 현금을 모두 미국 신규 공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용인 Y2와 청주 M17 공장에 총 54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28일에는 올해 총주주환원 규모를 약 100조원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자사주 매입분과 특별배당 등이 포함된 금액으로, 전액이 이날 새롭게 결정된 현금 지출은 아니다.
미국 신규 공장 투자가 확정되면 국내 생산시설 투자와 주주환원, 솔리다임의 자금조달 계획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는 투자재원 확보보다 미국 정부의 장비 수출허가와 신규 공장 투자 협의가 먼저 구체화돼야 한다.
향후 미국 상무부가 다롄 모듈B의 추가 장비 반입을 어떤 범위까지 허용하는지, 솔리다임이 미국 공장 투자 규모와 자금조달 방식을 언제 확정하는지가 생산거점 확대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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