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롯데 ‘그랑그로서리’ 44M 가득 채운 간편식…먹을 곳은 없다

산업 / 양지욱 / 2023-12-28 11:07:03
롯데마트 은평점을 먹거리 90%로 채운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 오픈
▲ 롯데몰 은평점 지하 1층에 오픈한 '그랑그로서리' 매장<사진=양지욱 기자>

 

롯데마트 은평점이 ‘매일 뭐 먹지’에 대한 궁극적 고민에서 시작한 데일리 그로서리 매장 모델인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해 28일 오픈했다.

롯데에 따르면 그랑그로서리는 매장의 90%를 먹거리로 구성해, 매일매일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해주는 새로운 유형의 매장으로서, 초신선 상품과 바로 조리 가능한 델리, 글로벌 먹거리로 소비자들을 다시 매장으로 이끌어 내 이커머스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8일 개점한 롯데몰 은평점 ‘그랑그로서리’는 홍보가 덜 됐는지 퇴근시간임에도 한산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 처음 만난 곳은 스마트팜과 샐러드존이다. 입장하는 손님에게 수경채소와 과일의 신선함과 산뜻함이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 그랑그로서리 '스마트팜'존<사진=양지욱 기자>

샐러드존 다음부터 그랑그로서리의 핵심인 길이 44M 즉석조리식품 매대 ‘롱 델리 로드’가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롯데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를 시작으로 뷔페 바(Bar) ‘요리하다 키친’ 과 오더메이드(Order made) 방식의 ‘요리하다 스시’, 이색 간편 구이류를 한 곳에 모은 ‘요리하다 그릴’ 코터까지 간편식을 한데 모아 놓은 곳이다.

롱 델리 로드에 조리식품 종류가 많은 것도 좋았지만 1인용을 위한 소포장 조리제품이 다양했다. 특히 즉석 매대별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 메뉴를 구성 할 수 있게 돼 있는 것이 다른 매장과 차별성이 있었다.

‘라이브 스시’ 매장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횟감을 고른 후 고객이 원하는 부위와 중량을 선택하면 셰프가 회를 만들어 포장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2~3인 가족에게 좋은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따지는 고객을 위한 숙성육 특화존 ‘드라이 빈티지(Dry Vintage)’가 있었다. 8등급 이상만을 선별한 ‘MBS8+ 구이’ 등 판매하며 고기 부위를 필요한 용도에 맞게 커팅해주는 오더메이드 맞춤 손질 서비스를 제공한다. 

▲ 그랑그로서리 '라면'특화 매대< 사진=양지욱 기자>

 

매장 안쪽에는 가공식품 매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글로벌 상품존에는 주변에서 찾기 힘든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등 국가별 식재료와 소스, 조미료 등이 진열돼 있었다. 라면/누들 특화존, 커피 특화존에는 브랜드별 상품을 진열해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겼다. 건강 특화존 ‘베러 포 유’ , 식물성 냉동간편요리와 냉동 빵을 제로미트 등 트렌드에 맞춘 진열도 눈에 띄었다.

비식품매장은 ‘코너 숍’이라는 콘셉트로 계산대 나가기 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가정에서 필요한 물건위주로 구성돼 있었다.

한바퀴를 대충 둘러보고 롱 델리 로드'로 다시 이동했다. 그날 판매해야 할 조리식품들이 여전히 많이 쌓여 있었다. 오후 7시 30분부터 당일 조리제품들에 대해 50~10%까지 세일을 시작했다. 세일 시간에 맞춰 고객들이 조금씩 모였다.

아뿔싸, 국내 최대 길이 44M를 자랑하는 조리제품 매대가 가진 치명타가 있었다. 진열대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품의 양 조절이다. 당일 소진할 양만 만들어서는 매대가 휑해 보일 수 있고, 보기에 좋으려면 수북하게 상품을 진열해야 하는 딜레마가 생긴다. 이럴 경우 재고 상품이 남을 수 있어 할인 세일로 처리하거나 브랜드 보호을 위해 폐기해야 한다.
 

▲ 퇴근시간에 맞춰 할인 세일 중인 즉석 식제품 <사진=양지욱 기자>

 

이번에 리뉴얼한 롯데마트 은평점은 3호선 구파발역과 연결돼 있어 교통 접근성이 좋다. 직장인들도 저녁을 간단하게 해결하기에 좋은 곳이다. 또 은평 뉴타운과 삼송 신도시 등 대형 단지들이 인접해있어 신혼 부부 및 3040 소비자들이 주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롯데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 조리 식품과 밀키트 상품 선호도가 높은 것과 동시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트렌디한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어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낙점해 오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랑그로서리안에는 휴게공간이 없다. 가성비 좋은 조리식품과 다양한 메뉴가 많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직장인이 간단하게 끼니 때우기에 좋은 곳이지만 바로 구매해서 먹을 수 있는 코너가 없었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해 쇼핑시간이 최소 1시간은 필요하다. 잠깐이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은 몸이 불편하거나 연세가 있는 분들에게는 불편할 것이다.

 

▲ 그랑그로서리 '롱 델리 로드' <사진=양지욱 기자>

결국 롯데마트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입점한 곳이 ‘롯데몰’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대형마트에서 갖춰야 할 의류는 롯데몰 1층 패션 매장이 담당하고, 비식품류는 같은 층에 위치한 다이소에서 맡으면 고객이 불편하지 않으면서 최대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식당가가 4층에 모여있어, 식사와 쇼핑까지 겸하는 고객을 위해 동선의 불편함은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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