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타벅스 본사 압수 수색…5·18 모욕 ‘탱크데이’ 감사 부실 정황 포착

정치·사회 / 양지욱 기자 / 2026-08-05 11:02:00
광수단 배당 76일 만의 첫 강제 조사… 형사처벌 대상 입증해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등을 모욕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 사과문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Q&A시간이 이어지고 있다[토요경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8시50분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위치한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에 수사관 4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한 지 76일 만에 이뤄진 첫 압수수색이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통해 박종철 열사 유족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등을 모욕했다는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5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스타벅스 관계자 등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과 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논란이 된 탱크데이 프로모션에는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전땅크’, ‘폭동적립’ 등의 문구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가운데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이 고문치사 사건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는지 검토해왔다.

다만 형사처벌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5·18 특별법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욕죄 역시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하지만, 해당 프로모션의 모욕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6월 8일 서울중앙지검에 스타벅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같은 달 12일 반려됐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임의수사를 우선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영장을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신세계그룹이 제출한 스타벅스코리아 자체 감사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감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정황을 포착하고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6월 17일 신세계그룹 감사팀장인 양종환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부실 감사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탱크데이 프로모션 담당팀 직원 5명 가운데 3명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감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한 직원 중 임원급 인사가 포함된 사실도 부실 감사 의혹을 키웠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프로모션 기획·검토·승인 과정과 관련된 내부 문서와 전자정보 등을 확보할 방침이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스타벅스 관계자들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나 박종철 열사 유족을 모욕하려는 고의를 갖고 프로모션을 기획했는지, 신세계그룹의 자체 감사 과정에서 관련 사실이 축소되거나 누락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의 핵심은 논란이 된 표현들이 단순한 부적절한 문구 사용을 넘어 모욕이나 명예훼손 등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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