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로 집 산 30~40대, 이자부담에 지갑 닫아… 전체 소비시장 둔화

산업 / 양지욱 / 2024-02-26 10:59:34
▲ 인천 송도의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토요경제>

 

가장 왕성하게 소비를 해야 하는 30~40대가 지갑을 닫으면서 국내 소비를 둔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30~40대가 금리인상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체 소비 시장을 냉각 시켰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25일 한국은행은 ‘가계별 금리익스포저(금리와 연관된 금액의 정도)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부진의 원인을 심층 분석했다.


보고서는 금리가 오를 때 이득을 보는 가계 ‘금리상승 이득층’와 손해를 보는 가계 ‘금리상승 손해층’으로 나눠서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상승 손해층’에서 30~40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중상층, 소비는 상위층에 집중돼 있었다. 30~40대 연령대는 주택보유비중, 수도권 거주 비중, 부채가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손해층은 ‘이득층’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젊고, 소득수준은 다소 낮지만 주택보유비중과 소비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9년 소비보다 10%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익스포저가 중립에 가까운 ‘취약층’은 저소득·저자산·저부채 가구가 많았다.이들은 유동·비유동자산이 모두 적어 부채를 낼 수가 없는 탓에 금리 상승의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층과 이득층은 자산 구성에서 차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층은 주택 같은 비유동자산이 많고 현금·예금 같은 유동성 자산이 적은 만큼 소득이 줄거나 금리가 높아지면 소비를 줄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가 오를수록 재무적인 이득을 본 ‘금리 상승 이득층’은 오히려 2019년 대비 2022년에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층은 60대, 고소득, 고자산층 비중이 컸다.

 

금리상승 손해층에 소비 성향이 높은 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는 반면, 금리상승 이득층에는 소비성향이 낮은 가계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동재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금리 상승 이득층의 경우 주택을 보유했지만, 상대적으로 대출이 자산에 비해 적어 금리 인상 시 오히려 이자 소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가구”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금리 인상의 영향은 ‘금리 상승 손해층’에서 가장 크고 ‘취약층’과 ‘이득층’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도 낮아지면 가계의 소비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간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30~40대의 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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