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 복병 '미국 심사'에 예민해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산업 / 양지욱 / 2024-02-14 10:54:06
미 법무부(DOJ), EC처럼 까다롭게 심사할 것 관측 전망
법원, 美 LCC 1위 제트블루항공-2위 스피릿항공 합병 불허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유나이티드항공'도 변수
▲ 대한항공 보잉 737-8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유럽연합(EU) 심사를 통과하면서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전체 14개국 중 미국 승인만 남게 됐다. 하지만 미국 결합 심사를 담당하는 미 법무부(DOJ) 통과가 예상보다 쉽진 않을 전망이다.


13일 오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의 경쟁당국인 EU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 EC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11월 경쟁 제한 우려 완화를 위해 제출한 시정조치안을 연말까지 이행하면 최종 승인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EC가 승인한 업체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을 매각해야 한다. 또 바르셀로나, 파리, 로마, 프랑크푸르트 등 4개 유럽 노선 권리를 티웨이항공에게 넘기고 항공기 등 자산도 제공해야 한다.

같은날 대한항공측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수자를 찾고 티웨이항공의 올해 하반기 유럽 취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관건은 미국이다. 애초 대한항공은 EC가 승인 결정을 내리면 미국 승인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DOJ)역시 EC 만큼 까다로운 심사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5월 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미주 노선 13개 중 샌프란시스코와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 등 5개 노선에서 독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미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는 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 심사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미 법원은 DOJ의 ‘경쟁제한 반대’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1월 미 법원은 미국 LCC 1위 제트블루항공이 업계 2위 스피릿항공 인수·합병을 불허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양사 합병 시, 경쟁이 줄고 항공권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인수·합병을 막아달라는 DOJ 요청에 따른 결정이었다. 결국 제트블루항공-스피릿항공 합병은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DOJ가 다음 달부터 양사 합병과 관련한 이해관계자 청문회를 갖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아나 공동운항사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도 변수로 거론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하면 자사의 노선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이번 결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심사를 앞두고 DOJ의 청문회나 소송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다만 독점 우려 5개 노선을 국내 저가항공사에 일부 넘기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오는 6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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