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객 잡아라...은행권, 직군·지역 맞춤 금융 확대

경제·금융 / 김소연 / 2025-04-14 10:43:31
NH농협은행, 외국인 근로자 ‘맞춤형 통장’으로 승부수
도시 외국인 근로자는 하나은행, ‘AI 통역+일요 영업’ 눈길
▲ 은행권이 외국인 근로자 유치를 위해 지역과 직군 특성에 맞춘 맞춤형 금융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명동에 위치한 하나은행의 외국인 전용 금융 특화 공간 '하나플레이파크'. <사진=토요DB>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봄철 농번기를 맞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입국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계절근로자부터 도시 산업단지 종사자, 주한미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국인 고객층을 겨냥해 지역과 직군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65만명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는 농업 및 제조업 현장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단순한 해외송금 수요를 넘어 급여 수령, 보험 납부, 환전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실질 소비층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특히 농촌에 체류하는 단기 계절근로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농번기에 집중 입국하며 급여 통장 개설, 송금, 의무 보험료 납부 등의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언어 장벽과 접근성 문제로 불편을 겪어왔다.

농협은행은 이에 대응해 ‘외국인 우대통장(입출식·적립식)’과 ‘외국인근로자 보험료 전용 통장’을 출시했다. 우대통장은 일정 조건 충족 시 ▲송금·환전 수수료 감면 ▲ATM 출금 수수료 면제 ▲환율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보험료 전용 통장은 귀국비용·상해보험 등 법정 의무보험 납부를 위한 전용 계좌로 활용된다.

또한 지난해 11월 충남도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일정에 맞춘 통장 사전 개설 시스템을 도입했고 다문화센터에 통역 인력을 배치해 언어 지원도 강화했다.

조장균 NH농협은행 외환사업부장은 “근로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 이용을 도울 뿐만 아니라 지역 다문화 가정의 고용창출 효과까지 고려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산업단지 근로자나 외국계 기업 종사자, 주한미군 등 장기 체류형 외국인 고객층을 겨냥한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은행 평택외국인센터점’이다. 이 지점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주한미군 기지 인근에 위치해 다양한 국적의 고객에게 다국어 상담과 해외송금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AI 기반 실시간 통번역 시스템, 다국어 디지털 안내 기기, 외국어 서류 작성 보조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외국인 전담 창구 직원 배치로 고객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디지털 전략도 눈에 띈다. 하나은행의 해외송금 특화 앱 ‘Hana EZ’는 16개 언어를 지원하며 해외 제휴은행과 다이렉트 송금 서비스와 수취인 계좌 검증 기능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평일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전국 16개 일요 영업점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은 경남 김해시에 주말 금융상담이 가능한 ‘외국인 중심 영업점’을 개점했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근로자 전용 외환송금센터로 8개 점포를 지정하고 일요일에도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데스크’를 운영해 외국인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국가별 현지인 직원을 배치했다. 본점영업점은 미국·중국, 광희동금융센터는 몽골·러시아, 의정부금융센터는 태국·캄보디아, 김해금융센터는 인도네시아 등 총 8개 거점별로 특화 운영 중이다.

외국인 고객이 금융권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은행들의 맞춤형 전략은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금융업계는 국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내국인 금융 소비 기반이 축소되는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가 새로운 고객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고객의 금융 수요가 단순 송금에서 저축, 보험, 대출 등으로 확장됨에 따라, 직군과 체류 형태에 맞춘 종합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전략은 이제 단순 환전·송금 중심을 넘어 고객군의 생활 반경과 체류 목적에 기반한 통합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자체, 보험사, 다문화단체 등과의 협력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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