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롯데’, 생존카드 3가지… 롯데타워·자산재평가·인적쇄신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4-11-29 10:42:20
그룹 차원 ‘유동성 위기설’ 적극 진화…6조원대 부동산 담보로 ‘건재함’ 과시
실적부진 계열사 문책성 임원 인사… CEO 36% 교체, 오너3세 신유열 부사장 승진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 시키기 위해 고강도 자구안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 회사채로 촉발된 유동성 문제가 그룹 전체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 선제 방어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보증용 은행권 담보로 ‘롯데월드타워’를 제공한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부실 사업장 정리, 부동산 매각 등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에 대해 문책성 인적 쇄신을 담은 역대 최대 규모의 ‘2025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 ‘유동성 위기설’ 적극 진화… 롯데월드타워 추가 담보, 계열사 자산 재평가


지난 27일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롯데월드타워’를 추가 보증한다고 밝혔다. 그룹의 핵심자산을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으면 해당 채권은 은행 대출(채권)만큼 신용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6조원 이상 가치가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그룹의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롯데케미칼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은 12월 19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관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롯데는 “이번 담보 제공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담은 실질 대책”이라며 “최근 불거진 위기설에 대해 그룹이 직접 나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계열사들은 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실 사업장 정리, 매각 등 자산 효율화에 들어간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000억원 규모의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한다고 밝혔다. 

 

자산 재평가는 자산의 실질 가치 반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 증가 및 부채비율 축소, 신용도 개선 등 재무 건전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2009년 당시 실시한 재평가에서는 3조6000억원의 평가 차액이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을 102%에서 86%로 16%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롯데백화점’도 점포 효율화를 위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 매각을 추진한다. 전국 32개 점포 중 매출 하위권 10여 개 점포가 대상일 것으로 보인다. 매출 전국 꼴찌인 ‘마산점’은 지난 6월 폐점을 결정했으며, 지난해 매출 1334억원으로 29위를 기록한 ‘부산 센텀시티점’은 매각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사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해외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 가운데 경영 상태가 부실한 점포의 철수를 검토한다. 현재 일본, 베트남, 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면세점 3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현재 현금성 자산 1조1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고정비 절감을 위해 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2조450억원의 회사채를 안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선다. 여수·대산 공장은 이미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내년 이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내 투자 집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과도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또 기초화학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까지 30%로 줄일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부채를 1조원 감축해 올해 말 부채 비율을 187.7%로 낮춘다. 올해 말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 차입금은 1조9000억원대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우발 채무 규모를 올해 3조6600억원에서 내년 2조4700억원대로 줄인 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등으로 2조원 이하로 관리할 계획이다.

◆ 실적부진 계열 문책성 인적 쇄신, 역대 최대 ‘정기 임원 인사’ 확정

롯데는 작년까지 12월에 발표했던 계열사별 정기 임원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 

 

롯데그룹은 케미칼, 면세점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36%인 21명을 교체하고 전체 임원의 22%를 퇴임시키는 ‘2025 정기 임원인사’를 28일 확정했다.

 

화학군, 유통군 등 핵심 계열사가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지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칼을 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EO가 교체된 상당수 기업은 실적이 부진하거나 적자를 내는 곳이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인 화학사업군에서는 13명의 CEO 가운데 10명을 교체했다. 

 

화학사업군 총괄대표는 이영준 롯데케미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호텔롯데는 3개 사업부인 호텔·면세점·월드 대표를 모두 물갈이했다. 호텔롯데 법인 대표에는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내정됐다.


롯데지주에서는 노준형 경영혁신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그룹의 사업 구조조정과 혁신을 주도한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인 신유열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선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 부사장은 신사업 안착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지속 가능한 그룹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과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부회장,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등 롯데그룹의 부회장 4명은 모두 유임됐다.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으로서 위기관리를 총괄하고 혁신 방향과 속도를 관리하는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은 3년 연속 승진했다. 신 부사장은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를 맡아 재무업무 경험을 쌓았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했다.

앞으로 신 부사장은 바이오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롯데는 설명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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