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관세 25%’ 카드 재점화…현대차 대미 수출, 가격경쟁력·투자 전략 동시 압박

산업 / 이덕형 / 2026-01-27 10:41:38
대미투자법 지연에 관세 지렛대 다시 꺼낸 미 행정부
북미 생산 확대에도 단기 수출 충격 불가피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현대자동차의 대미 수출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조치는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에 대한 압박 성격이 강하지만, 실제로 관세가 적용될 경우 현대차의 미국 수출 물량, 가격 경쟁력, 현지 생산 전략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 충격과 중장기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한미 관세 합의의 후속 조치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정책 기조가 흔들린 셈이다. 미국은 관세를 투자 이행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까지 겹치면서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연간 8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핵심 플레이어다.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 물량은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관세가 25%로 복원될 경우 한국 생산 차량의 미국 소비자 가격 인상 압박이 불가피해지고, 가격 인상분을 흡수하기 위해 제조사가 마진을 조정할 경우 수익성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중형 세단과 일부 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처럼 가격 민감도가 높은 차급은 수요 둔화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 자동차 시장은 고금리 기조와 금융 비용 부담으로 소비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판매량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단기적으로 현대차는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재고 선적 시점 조정, 판촉비 확대, 일부 모델의 미국 내 생산 전환 가속 등 미세 조정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생산 구조 전환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부품 조달망, 노동비용, 생산 효율성까지 함께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 정책이 반복적으로 흔들릴 경우 전략 일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사진=연합뉴스

 

이미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배터리·부품 공급망의 현지화도 병행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가 상시화될 경우 미국 내 생산 확대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지만, 이는 동시에 국내 생산 물량 축소와 고용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크다. 

 

환율 변수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원화 약세는 수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관세 인상폭이 10%포인트에 달할 경우 환율 효과만으로 상쇄하기는 어렵다. 

 

미국 딜러망과 소비자 가격 구조를 고려하면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이 최종 판매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 변수 역시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한 뒤 협상 진전에 따라 철회하거나 조정한 사례가 반복됐다. 

 

이번 조치 역시 한국 정부와의 후속 협의, 대미투자 이행 일정 조정, 정치 일정에 따라 실제 집행 여부와 기간이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통상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구조 자체가 현대차를 비롯한 수출 기업의 장기 투자 판단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판매 가격 방어와 물량 유지 전략, 중기적으로는 북미 생산 최적화와 공급망 안정화,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책 변동성에 대한 구조적 대응 전략이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이다.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경우 단기 실적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일정 수준 궤도에 오르면 수출 의존도는 점진적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관세 압박은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전략을 다시 한 번 시험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한미 정부 간 협상 결과와 집행 여부가 2026년 현대차 글로벌 판매 흐름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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