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라면값 "2000원" 언급 배경은…식품업계 '초긴장'

유통·소비재 / 장연정 / 2025-06-10 10:33:44
전체 소비자물가 1.9% 오를 때 라면 6.2% 상승

▲ 사진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고사 직전의 민생을 언급하며 '라면 가격'에 대해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이 대통령이 라면 가격을 몰라서 질문을 던진게 아니라, 소비 위축이 한계에 다다른 시점이기 때문에 '물가 대책'을 노골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실제로 계엄사태 이후 6개월간 가공식품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라 서민들은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않는 지경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과 채솟값 안정 덕분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5개월 만에 1%대로 낮아졌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두 달째 4%대에서 고공 행진했다.

 

구체적으로 라면의 경우 1년 전보다 6.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의 세 배 이상이었으며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4.1%)보다도 높았다.

 

농심과 오뚜기, 팔도가 앞다퉈 100∼200원씩 가격을 올리면서 이제 2천원 안팎의 제품도 많아졌다.

 

농심은 컵라면 중 신라면툼바, 신라면블랙, 신라면건면, 짜파게티더블랙, 너구리 큰사발 등의 편의점 가격이 1천800원이다. 신라면블랙 봉지라면은 1천900원이다.

 

오뚜기 제품 중에선 2천원짜리 컵라면이 진짬뽕, 열치즈라면, 짜슐랭, 보들보들치즈볶음면 등 10종에 가깝다.

 

라면 값만 오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정국 혼란기 6개월간 식품·외식기업 60여곳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가운데 계엄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지수가 상승한 품목은 52개로 10개 중 7개꼴이다.

 

6개월간 5% 이상 오른 품목은 19개에 이른다. 초콜릿은 10.4% 치솟았고 커피는 8.2% 상승했다. 빵과 잼, 햄·베이컨은 각각 6%가량 올랐다.

 

기업들은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수입 단가가 높아졌다는 이유를 들어 가격을 올렸다. 계엄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 넘는 수준으로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것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환율 상승 등 원가 상승 부담 요인이 있었지만, 기업들이 소비자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기보다 혼란기를 틈타 가격 인상을 앞당기거나 인상 폭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소비자들은 보내고 있다.

 

사정이 이럻다보니 식품업계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긴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물가 관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전 국민 지역화폐 지급을 비롯한 소비 진작 대책을 서둘러 시행하고 경제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이기주의 차원의 '가격 인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최근 제품 가격을 올린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최소한으로 인상했다"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당장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공식품 등 물가 안정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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