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유·천연가스 위기경보 ‘경계’로 격상… 중동發 에너지 위기 대응 강화

산업 / 전인환 / 2026-04-02 10:28:50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 도입 차질 가시화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전력·난방 부담 확대 우려
대체 물량 확보·비축유 활용·수요 관리 병행 대응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되자 정부는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한 단계씩 높이고 비상 대응 체계 강화에 나섰다.

 

▲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15개 관계부처와 9개 유관기관이 참여한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2일 0시부터 위기경보를 격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서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4단계 중 2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격상하고,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는 ‘관심(1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위기 상황의 심각성과 국민생활,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한 이유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도 20% 이상 감소하면서 실제 경제·산업 전반에 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이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같은 달 3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호르무즈발 원유의 국내 도입이 열흘 넘게 중단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수급 불안 우려를 넘어 국제 석유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도 20% 이상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와 산업 전반에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동 전쟁으로 현지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 이후 현물 구매와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동아시아산 천연가스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전력·난방요금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수요 관리를 위해 천연가스 위기경보를 격상했다.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정부는 수급 관리 조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해외 공관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민간 정유사와는 비축유 스와프(SWAP)를 통해 국내 수급에 숨통을 틔우고, 민간 차원의 원유 확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과 민간 전반의 수요 관리도 강화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분야 차량 5부제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민간 부문의 에너지 절약도 유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대중교통 이용 촉진과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시책을 마련한다.

정부는 천연가스 수요 관리를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석탄발전 폐지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원유 도입 차질로 수급 영향을 받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의 공급망 관리도 강화한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하고,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통해 해외 물량 도입도 뒷받침할 방침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필수재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민생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시장감독 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정관 장관은 “정부는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한 단계 높은 대응체계로 전환한다”며 “국민께서도 엄중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인환
전인환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전인환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2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3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4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과 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외식업체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생산, 영양사·조리사까지 모집 분야도 다양하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5일까지 202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분야는 B2C영업과 B2B영업·마케팅, 홍보영양, 마케팅, 영업지원, 글로벌

    5
    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삼성SDI가 같은 날 LFP와 전고체 배터리 공급망을 동시에 강화했다. 빠르게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는 대규모 LFP 소재를 확보하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2027년 양산을 뒷받침할 핵심 소재 개발에 들어갔다.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포스코퓨처엠과 2027~2032년까지 약 6조원 규모의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