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전력·난방 부담 확대 우려
대체 물량 확보·비축유 활용·수요 관리 병행 대응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되자 정부는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한 단계씩 높이고 비상 대응 체계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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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사진=연합뉴스 |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15개 관계부처와 9개 유관기관이 참여한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2일 0시부터 위기경보를 격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서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4단계 중 2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격상하고,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는 ‘관심(1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위기 상황의 심각성과 국민생활,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한 이유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도 20% 이상 감소하면서 실제 경제·산업 전반에 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이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같은 달 3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호르무즈발 원유의 국내 도입이 열흘 넘게 중단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수급 불안 우려를 넘어 국제 석유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도 20% 이상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와 산업 전반에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동 전쟁으로 현지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 이후 현물 구매와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동아시아산 천연가스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전력·난방요금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수요 관리를 위해 천연가스 위기경보를 격상했다.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정부는 수급 관리 조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해외 공관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민간 정유사와는 비축유 스와프(SWAP)를 통해 국내 수급에 숨통을 틔우고, 민간 차원의 원유 확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과 민간 전반의 수요 관리도 강화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분야 차량 5부제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민간 부문의 에너지 절약도 유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대중교통 이용 촉진과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시책을 마련한다.
정부는 천연가스 수요 관리를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석탄발전 폐지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원유 도입 차질로 수급 영향을 받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의 공급망 관리도 강화한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하고,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통해 해외 물량 도입도 뒷받침할 방침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필수재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민생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시장감독 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정관 장관은 “정부는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한 단계 높은 대응체계로 전환한다”며 “국민께서도 엄중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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