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김천 가동률 100% 넘어…익산·김제는 76.3%
전자BG 상반기 영업이익 3869억원…증설 이후 수익성 유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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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10월 27일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두산의 광모듈용 CCL 생산시설 투자협약식. 왼쪽부터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인욱 두산 전자BG장, 정성주 김제시장. [전북특별자치도. 연합뉴스] |
두산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자소재 생산시설을 국내와 중국으로 나눠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속 광통신용 소재에, 중국에서는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용 소재에 집중하는 구조다.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이 엇갈리는 가운데 제품별 생산능력과 투자 효율성이 사업 확대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두산의 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산(박정원·김민철·유승우 각자대표)은 지난 27일 전북특별자치도·김제시와 3992억원 규모의 광모듈용 동박적층판(CCL) 생산시설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새로운 투자 결정이 아니라 지난 9월 17일 공시한 9684억원 규모의 국내외 증설계획 가운데 김제공장 투자분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두산은 2028년 말까지 국내에 4210억원, 중국에 547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김제 협약금액은 국내 전체 투자액의 94.8%에 해당한다.
국내 투자 대부분을 김제에 집중하는 반면 전체 투자금액의 56.5%는 중국 창수에 배정한 셈이다.
두 지역의 역할은 다르다.
김제에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에 사용하는 광모듈용 CCL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 특히 광모듈용 제품은 전송속도가 높아질수록 신호 손실을 줄이고 미세회로를 구현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두산은 현재 800기가비트(Gbps)급 이상 광모듈에 적용되는 고성능 CCL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품질 관리와 핵심 기술 보호, 기존 전문 인력 활용 등을 고려해 국내 생산시설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 차이다.
두산이 지난 8월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자BG의 증평공장 평균 가동률은 109.8%, 김천공장은 102.7%였다. 반면 익산·김제공장의 합산 가동률은 76.3%에 그쳤다. 중국 생산시설은 92.2%였다.
국내 생산시설 전체가 동일하게 공급 한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익산·김제의 가동률은 서로 다른 생산시설을 합산한 수치다. 광모듈 전용 생산라인의 가동률이나 기존 설비를 해당 제품 생산에 전환할 수 있는 여력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는다.
두산이 김제에 별도의 생산시설을 신축하는 것도 이런 제품별 차이와 관련이 있다.
김제공장은 2024년 9월 연성동박적층판(FCCL) 생산시설을 준공한 곳이다. FCCL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유연한 회로기판에 사용하는 소재로, 새로 생산할 고속 광모듈용 CCL과 용도가 다르다.
기존 공장의 인력과 인프라는 활용하되 새로운 제품을 위한 전용 생산능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김제 지평선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설 신규 공장은 연면적 약 3만3000㎡ 규모다. 두산은 200여명을 신규 채용하고 2028년 하반기부터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중국 창수공장은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생산을 확대하는 거점이다.
두산은 글로벌 PCB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중국의 산업 기반을 활용해 고객사 주문에 대응할 계획이다. 국내가 광모듈용 소재의 생산거점이라면 중국은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용 소재의 공급 확대를 담당하는 구조다.
자금조달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국내 투자 4210억원은 두산이 직접 집행하지만 중국 투자 5474억원은 100% 자회사인 두산일렉트로머티리얼즈 창수를 통해 추진한다.
두산은 지난 9월 17일 중국 현지법인에 약 1824억원을 증자하고, 현지법인의 금융기관 차입에 약 3700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증자는 현지법인에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고 채무보증은 차입금 상환을 보증하는 거래다. 두 금액은 별도의 시설투자액으로 추가 합산할 수 없다.
특히 채무보증은 실제 현금 지출과 구분되지만 현지법인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두산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전자소재 사업의 실적 개선이 있다.
두산의 올해 상반기 전자BG 매출은 약 1조29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약 3869억원으로 53.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29.9%에 달한다.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CCL 판매 확대가 전자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기존 사업의 높은 이익률이 신규 공장에서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번 국내외 증설 투자액은 지난해 말 두산 연결 자기자본의 7.92%에 해당한다. 신규 공장 가동 이후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충분한 생산물량과 판매가격을 확보해야 한다.
회사는 주요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를 바탕으로 증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신규 공장의 정확한 생산능력 증가분과 고객사별 공급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투자금액 역시 공시 당시 위안화당 225원의 환율을 적용한 것으로, 실제 원화 투자액은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두산의 이번 증설은 기존 주력사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투자다. 다만 생산시설 신축과 실제 매출 증가는 구분해야 한다.
2028년 하반기부터 신규 라인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는 만큼 생산 안정화 속도와 제품별 가동률, 중국 현지법인의 자금조달 부담, 고부가 제품의 영업이익률 유지 여부가 투자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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