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이재용·정의선과 연쇄 회동…韓 ‘AI 허브’ 구상 본격화

산업 / 최성호 / 2025-10-31 09:57:48
삼성과 AI칩·HBM 협력, 현대차엔 자율주행·로봇 플랫폼 논의
미·중 기술전쟁 속 공급망 다변화 전략 가속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황 CEO의 이번 방한은 단순한 산업 협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AI 반도체와 모빌리티의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평가된다.

 

황 CEO는 지난 30일 오후 서울을 찾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차세대 AI 칩 공급 협력, HBM(고대역폭메모리) 인증 및 패키징 기술, AI 데이터센터용 GPU 수요 대응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양산을 시작한 HBM3E 제품이 엔비디아 차세대 GPU ‘B100’ 시리즈에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양사 협력의 무게감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경쟁사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 생태계에 깊숙이 들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칩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의도가 명확하다”며 “삼성은 기술 완성도와 생산 역량을 통해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는 ‘AI 모빌리티 동맹’ 논의

이튿날 황 CEO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자율주행, 로보틱스,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분야 협력을 집중 논의했다.


현대차는 이미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 ‘드라이브 오린(Drive Orin)’을 일부 차종에 적용 중이다. 이번 회동을 통해 협력 범위가 자율주행 4단계 이상 기술과 생산라인 로보틱스, AI 클라우드 연동 차량 OS(운영체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AI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라며 “양사 협력이 향후 모빌리티 혁신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AI 산업의 엔진”…공급망 다변화 의지

황 CEO는 방한 직전 인터뷰에서 “한국은 AI 시대의 제조 중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엔비디아가 한국을 안정적 반도체 생산 및 조립 허브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이번 주 한국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련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 협정 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한국 내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패키징, 테스트, AI 서버용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CEO의 이번 방한 시점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과 맞물린다.
 

그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주관하는 ‘퓨처테크포럼: AI’ 세션에 참석해 글로벌 AI 협력 구상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SK,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하는 만큼, 한국형 AI 동맹 논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황 CEO의 방한은 산업 외교의 성격이 짙다”며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한국이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모빌리티·로봇 3축 협력

전문가들은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간 협력이 AI 반도체–자율주행–로보틱스 등 3대 축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과 패키징 부문에서, 현대차는 자율주행 및 SDV 기술에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안정 공급망 측면에서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황 CEO는 최근 연설에서 “AI 컴퓨팅은 모든 산업의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로봇 산업이 융합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국 방문은 그 선언의 실천적 첫걸음이자, 엔비디아의 ‘K-AI 얼라이언스’ 구축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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