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GPU금융, 이번엔 ‘가치평가’ 붙인다…삼일PwC와 구조화 보강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21 09:37:29
GPU 사용계약 현금흐름에 자산가치·실사 결합
짧은 교체주기·잔존가치 변동성…첫 프로젝트 금융조건이 시험대
▲왼쪽부터 황성주 삼일PwC 리얼에셋그룹 상무, 한정섭 삼일PwC 리얼에셋그룹장, 박철수 한국투자증권 PF2본부장, 안성진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담당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이 그래픽처리장치(GPU) 파이낸싱에 자산 가치평가와 실사 체계를 더한다. GPU 사용계약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금융조달의 기반으로 삼는 데 이어 빠른 기술 교체로 변동할 수 있는 장비 가치를 별도로 검증해 투자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삼일PwC와 GPU 파이낸싱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양사는 GPU 인프라 투자구조 설계와 재무 자문, 자산 가치평가, 사업 타당성 검토, 재무·세무 실사, 자금조달과 투자자 유치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번 협약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GPU 파이낸싱의 무게중심이 자금조달에서 가치평가까지 넓어졌다는 점이다.

GPU는 일반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기초자산과 성격이 다르다. 토지와 건물은 상대적으로 내용연수가 길고 거래사례를 활용한 가치평가가 가능하다. 반면 GPU는 새로운 제품이 빠르게 출시되면서 성능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중고가격과 잔존가치도 기술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대출 만기까지 장비 가치가 얼마나 유지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우면 GPU 자체만으로 금융구조를 설계하기 어렵다. 장비의 모델과 구입가격뿐 아니라 교체 시점, 예상 가동률, 고객과 맺은 사용계약 기간, 계약 상대방의 신용도와 향후 현금흐름을 함께 따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이 앞서 강조해 온 GPU 사용계약과 이번 삼일PwC 협약이 맞물리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GPU를 사용하는 기업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상환재원을 확보하고, 별도로 GPU의 잔존가치와 사업 타당성을 평가해 담보와 현금흐름을 동시에 검증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구조 설계와 자금조달, 투자자 유치를 맡는다. 삼일PwC는 GPU 자산의 가치평가와 사업성 검토, 재무·세무 실사와 리스크 분석을 담당한다. 금융주선사와 사업자만으로 구성된 구조에 외부 평가·자문 기능이 추가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GPU 파이낸싱 사업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기관투자가와 건설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PF와 GPU 파이낸싱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네오클라우드 사업자 베슬AI와 GPU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당시에는 GPU 사용계약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활용한 자금조달이 핵심이었다. 

이번에는 사업자를 넘어 가치평가와 실사를 담당할 자문사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GPU를 확보하고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 금융구조를 설계하는 증권사, 자산가치와 사업성을 평가하는 회계·자문사가 각각 역할을 나누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제 금융이 실행된 것은 아니다. 이번 협약에서도 투자 규모와 대출 비중, 담보 범위, 만기, 금리 등 구체적인 금융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개별 프로젝트별 협의를 거쳐 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다.

GPU 파이낸싱이 새로운 구조화금융 시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첫 거래에서 장비 가치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와 사용계약 현금흐름을 어느 정도까지 상환재원으로 인정할지가 구체화돼야 한다. 기술 세대가 바뀔 때마다 GPU 가격과 경제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금융구조에 반영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의 GPU 파이낸싱은 설명회와 사업자 협력을 넘어 자산평가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향후 첫 프로젝트에서 GPU 잔존가치와 장기 사용계약을 어떤 비율로 금융구조에 반영하느냐가 국내 GPU 파이낸싱의 실제 사업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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