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매출 증가분 97% 컴포넌트·기판…6조7800억 증설의 수익성 시험대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10-29 09:47:48
3분기 두 사업부 매출 증가액 8476억원…전사 영업이익률 18.4%
고부가 부품 성장에 수익성 개선…2028년 신규 설비 투자회수 구조가 관건
▲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전경.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세종사업장에 4조2700억원, 베트남 생산법인에 2조5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매출 증가분 가운데 약 97%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생산하는 두 사업부에서 발생했다. 회사가 국내외 패키지기판 생산시설에 6조7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만큼, 고부가 부품의 매출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와 신규 설비의 투자비 회수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향후 수익성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29일 토요경제가 삼성전기의 2025년과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자료를 비교한 결과, 올해 3분기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합산 매출은 2조82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744억원보다 847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 전체 매출은 2조8890억원에서 3조7633억원으로 8743억원 늘었다. 두 사업부가 전체 매출 증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95%다.

사업부별로 보면 MLCC를 주력으로 하는 컴포넌트의 3분기 매출은 1조8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812억원보다 5018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36.3%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생산하는 패키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5932억원에서 9390억원으로 3458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58.3%로 컴포넌트보다 높았다.

반면 카메라모듈 등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의 매출 증가액은 267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지난해 9146억원에서 올해 9413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분기 68.3%에서 올해 75.0%로 6.7%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기의 외형 성장이 MLCC와 반도체 기판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두 사업부에는 전장과 일반 정보기술(IT)용 제품도 포함돼 있어 매출 증가액 전체를 인공지능(AI) 관련 매출로 분류할 수는 없다.

수익성 개선 속도는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69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03억원보다 4307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65.5%다.

영업이익률은 9.0%에서 18.4%로 약 9.4%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이 30.3%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2.7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MLCC와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AI 가속기용 패키지기판 공급 확대를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전사 영업이익률 상승을 특정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접 연결할 수는 없다. 회사가 공개한 실적자료에는 사업부별 매출은 있지만 개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업이익 증가액 4307억원 가운데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이 각각 얼마를 기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향후 사업부별 수익성을 구분해야 현재의 고부가 제품 성장세가 실제 이익구조를 얼마나 바꿨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기가 추진하는 대규모 패키지기판 투자와도 연결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9월 국내 세종사업장에 4조2700억원, 베트남 생산법인에 2조51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두 시설에 투입하는 금액은 총 6조7800억원이다.

투자는 AI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된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소비전력이 높아지면서 기판의 대면적화와 고다층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 매출 성장을 이끄는 두 사업부와 신규 투자 대상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올해 3분기 매출 증가액의 약 97%는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을 합친 수치지만, 이번 6조7800억원 투자는 패키지기판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두 사업부의 전체 매출 증가율이나 전사 영업이익률을 그대로 적용해 신규 패키지기판 설비의 투자수익률을 계산할 수는 없다.

생산시설별 가동 일정에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4조2700억원을 투자해 2028년 5월까지 시설투자를 마무리하고 같은 해 9월부터 신규 생산라인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베트남 생산법인은 2조5100억원을 투자하며 2030년 6월 공사 완료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과 베트남이 동일한 시점에 전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삼성전기는 28일 실적설명회에서 관련 생산시설을 단계적으로 양산에 투입하고 2028년부터 매출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종 신규라인의 양산 개시와 베트남 공장의 전체 가동 시점은 다르다. 향후 실제 투자회수 속도를 판단할 때는 생산시설별 가동 시기와 초기 가동률, 매출 인식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이번 증설에서 또 다른 변수는 고객사의 투자비 지원과 장기공급계약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고객사의 투자금 지원과 중장기 물량 확보를 통해 신규 설비투자와 운영비용 부담을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지원금은 신규 시설투자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줄이는 수단이며, 장기공급계약은 일정 기간의 수요를 확보해 신규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이러한 구조는 고객사가 단순한 완제품 구매를 넘어 핵심 부품의 생산능력 확보에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고객사가 실제로 부담하는 투자금액과 전체 6조7800억원 가운데 삼성전기가 자체 조달해야 하는 금액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장기공급계약에 포함된 최소 구매물량과 계약기간, 제품별 가격조정 조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고객사 지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삼성전기의 투자위험이 모두 해소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고객사 지원금의 회계처리 방식과 실제 자금 집행조건에 따라 재무적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공장의 수익성 역시 생산능력 확보 이후 실제 가동률과 제조원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FC-BGA는 고객사별 제품 규격과 기술 요구사항이 다른 만큼 신규 생산라인의 안정적인 양산과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가 중요하다. 생산능력을 늘리더라도 실제 고객 주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삼성전기가 추가 증설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주목된다.

회사는 28일 실적설명회에서 이미 발표한 대규모 증설로도 고객사의 공급 확대 요청을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투자 시점과 규모는 시장 상황과 수급 현황을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존 6조7800억원 투자 외에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지만, 추가 투자금액이나 집행 일정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MLCC사업에서도 장기계약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약 50개 고객사와 고부가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7년 MLCC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장기공급계약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계약을 완료한 고객사와 협의 중인 고객사가 함께 포함된 수치다. 향후 매출 전망을 이미 확정된 공급금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MLCC는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통해 가까운 시점의 판매 기반을 강화하는 반면, 패키지기판은 대규모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해 2028년 이후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매출 확대 시기와 투자비 부담, 실제 수익성 개선을 확인해야 하는 기간은 서로 다르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실적은 고부가 부품 중심의 성장세가 외형 확대뿐 아니라 전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으로의 평가 기준은 달라질 필요가 있다.

현재의 영업이익률 상승이 기존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성과라면, 향후에는 고객사 지원을 받는 신규 생산라인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실제 이익을 창출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세종과 베트남의 가동 일정이 다른 만큼 신규 시설별 투자금액과 고객 지원금, 가동률, 매출총이익을 구분해야 6조7800억원 투자의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삼성전기의 AI 부품사업 경쟁력은 수주 확대와 생산능력 확보를 넘어 대규모 설비투자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화하는지에 따라 평가받게 된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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