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조3천억 분할’ 뒤집은 최태원·노소영, 오늘 파기환송심 첫 재판

산업 / 최성호 / 2026-01-09 09:27:01
‘노태우 비자금 배제’ 기준 속 SK 지분 분할 여부·기여도 재산정 쟁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변론이 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2심의 1조3천808억원 재산분할 판결을 파기한 뒤 약 3개월 만이다.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분할 대상 여부와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어떻게 재산정할 것인가에 집중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이날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연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노 관장은 직접 출석해 의견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미 준비서면을 제출했고, 최 회장 측은 절차 진행과 관련한 의견서도 함께 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 부분을 노 관장의 기여도 산정에서 제외한 상태로 재산분할 비율을 다시 산정하게 된다.

앞서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2024년 5월 이를 뒤집고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천808억원 지급을 명령했다. SK 지분을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분할액이 약 20배로 확대됐다.

2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약 300억원이 최종현 SK 선대회장 측으로 유입돼 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하며, 이를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비자금의 실체 자체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으면서도, 설령 불법 자금이 존재해 SK 측으로 전달됐다 하더라도 이는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로 법적 보호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재산분할 기여도로 참작하는 것 역시 허용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법리를 근거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고, 위자료 20억원 부분만 확정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비자금 요소를 배제한 상태에서 SK 지분의 성격과 노 관장의 실질적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1심과 2심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렸던 만큼, 재판부가 어떤 기준으로 분할 대상과 비율을 재설정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두었으나, 2015년 최 회장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됐다. 

 

2017년 이혼 조정 신청 이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고, 2019년 노 관장이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장기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혼 재산분할 사건의 최종 결론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성호
최성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최성호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