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증자로 오너 지배력만 키운 큐로홀딩스 …재무개선은 명분, 주주가치는 실종

경제·금융 / 최성호 / 2026-01-27 09:16:20
28억 출자전환에도 현금 유입 ‘제로’, 부채·결손은 악화 지속…계열사 부실 떠넘기기 논란 확산

▲큐로 홀딩스 권경훈회장/사진=위키백과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큐로홀딩스가 채무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오너 일가의 지배력만 확대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회사로 유입된 실질 자금은 전무한 반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희석됐고,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미미해 ‘무자본 증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악화일로의 재무 상태와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 구조까지 겹치며, 이번 증자가 기업 정상화가 아닌 지배력 방어 수단에 그쳤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로홀딩스는 지난달 18일 최대주주 케이파트너스 등을 대상으로 28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완료했지만, 전액이 채무를 주식으로 상환하는 출자전환 방식으로 진행돼 회사로 유입된 현금은 한 푼도 없었다. 

 

장부상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늘리는 효과는 있으나 실제 영업과 유동성 개선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로, 시장에서는 사실상 무자본 증자로 평가한다. 

 

그 결과 권경훈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별도의 자금 투입 없이 지배력을 확대했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1.73%에서 65.36%로 3.63%포인트 상승했다. 

 

신주 발행가는 기준 주가와 동일한 1102원으로 할인도 없었지만, 계열사들은 낮은 주가 구간에서 채무를 소멸시키며 지분을 늘리는 이중 효과를 누린 반면 일반 주주들은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지분 희석 부담만 떠안게 됐다. 

 

문제는 큐로홀딩스의 재무 상황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3100만원, 당기순손실 68억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2024년 말 305.6%에서 2025년 3분기 말 310.1%로 오히려 상승했다. 

 

결손금 역시 같은 기간 747억원에서 815억원으로 확대돼, 28억원 규모 출자전환으로는 구조적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동성 사정도 녹록지 않다.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약 16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계열사 큐로에프앤비에 장기차입금 56억원을 대여해 자금을 묶어두고 있다. 

 

큐로에프앤비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5억원, 누적 순손실 16억원으로 사실상 정상 영업이 어려운 상태임에도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나 출구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큐로홀딩스는 약 100억원을 차입하기 위해 보유 중인 크레오에스지 주식 122만주와 일본정밀 주식 253만주를 담보로 제공했으며, 채권최고액 합계는 90억원에 달한다. 

 

계열사 간 대여와 담보 제공으로 연명하는 순환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재무 리스크가 그룹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큐로그룹은 상장사 7개와 비상장사 38개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얽혀 있고, 외부 자본 유치보다는 내부 거래와 출자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유지해 왔다. 

 

이번 증자 역시 재무 건전성 회복보다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 방어와 계열사 부실 분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회사 측은 '이사회 결정에 따른 재무 지표 개선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질적인 현금 유입 없는 출자전환이 재무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느냐에 대해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주주가치 희석, 부채 구조 악화, 계열사 부실 연쇄 리스크가 동시에 누적되는 상황에서, 큐로홀딩스의 이번 선택은 단기적 지배력 강화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장기적 신뢰와 기업가치 훼손이라는 더 큰 비용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본 기사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확인될 경우, 관련 기업의 입장을 반영해 정정 보도 및 추가 취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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